세월호 앞 ‘이구이언(異口異言)’…유정복 “안전 최우선” vs 박찬대 “정치 책임론”

16일 열린 추모식에는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을 비롯해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노종면·모경종 의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유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여야 인천시장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유 시장과 박 의원이 처음 공식 석상에서 마주한 자리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부각됐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해 승객 476명 중 304명이 사망·실종됐다. 단일 해상사고로는 전례가 없던 참사였던 만큼 이후 국가 재난 대응체계 전반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
참석자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묵념하며 희생자를 기렸지만 인천시장 주자들 발언의 초점은 애도를 넘어 '재발 방지와 책임'으로 점차 옮겨갔다. 유정복 시장은 추모사에서 "열두 번째 봄을 맞아 그날을 다시 떠올린다"며 "희생자를 결코 잊지 않고 유가족이 사회적 고립을 느끼지 않도록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의 교훈을 바탕으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며 재난 예방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행정 책임을 기반으로 한 '안전 최우선'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반면 국회의원 신분으로 참석해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박찬대 의원은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가족의 고통은 더딘 진상규명과 2차 가해, 정치의 책임 회피가 키웠다"며 "이태원과 무안공항 참사 등 비극이 반복된 것은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최우선 책무"라며 정치권 전반의 구조적 책임을 강조했다.
유 시장이 재난 대응의 중심을 '안전 강화'에 두며 행정의 역할을 부각한 반면 박 의원은 반복된 참사의 원인을 '정치 실패'로 규정하며 책임의 축을 정치로 옮긴 셈이다. 초당적 애도 속에서도 인천시장 주자 간 재난 인식과 해법의 간극이 선거 국면에서 선명하게 부각됐다는 관측이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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