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임하호에 뜬 '무궁화 태양광' … 전력·소득·관광 효자됐다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6. 4.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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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재생에너지 집적단지 … 안동 임하호 가보니
47㎿ 규모, 지난해부터 운전
낮에는 태양광, 밤에는 수력
교차송전 2만가구 전력 확보
지역주민 50억 투자로 참여
20년간 222억 발전수익 공유
태극기 LED패널 지역핫플로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호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 한국수자원공사

경상북도 안동시의 임하댐. 댐으로 형성된 인공호수인 임하호 한복판에는 거대한 무궁화꽃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일제히 장관을 이룬다. 가로세로 200m 너비로 드넓게 펼쳐져 있는 태양광 패널은 수면에 떠 있는 이른바 '수상 태양광'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주도해 한국수력원자력,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임하댐에 조성한 이색 발전 설비다.

수상 태양광은 멀리서 보면 무궁화나 태극기 모양이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9일 모터보트를 타고 다가서서 육안으로 살펴보니 마치 레고처럼 조립돼 있었다. 태양광 패널은 네모반듯하고 산간에 조성된다는 고정관념이 단숨에 깨졌다.

임하댐 수상 태양광은 47메가와트(㎿) 규모의 '국내 1호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다. 댐의 유휴 면적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2020년 사업비 732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7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 토지 훼손 없고, 주민 반발 적어

수상 태양광은 부력체가 패널을 띄우고 수면 아래 계류장치에 패널을 케이블로 연결해 고정하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수상 태양광은 육상 태양광 대비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토지 훼손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산사태 위험이 없다. 이격 거리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의 반발도 적은 편이다.

또 패널이 물에서 반사되는 빛까지 흡수해 육상 태양광 대비 효율이 5% 정도 높다. 물이 패널 온도를 식혀주는 것도 특징이다. 태양광 패널은 일반적으로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온도가 비교적 낮고 습한 수상 태양광의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육상 태양광 대비 높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임하댐 수상 태양광은 국내 최초로 교차 송전 방식을 활용해 계통 문제를 해결했다. 태양광 발전은 전력망 포화로 인해 발전을 해도 수요지에 송전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한국수자원공사는 낮에는 태양광 발전량을, 밤에는 수력 발전량을 송전할 수 있도록 교차 송전을 도입했다. 지난해 6월 동해안~수도권 송전망이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준공 시점이 2030년 말로 밀리면서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이를 통해 308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전력을 낭비하지 않게 됐다. 308GWh는 안동시 2만가구가 5년간 쓸 수 있는 용량이다. 수자원공사는 동해안~수도권 송전망이 준공되는 2030년까지 교차 송전을 할 예정이다.

◆ 지역 주민 발전 수익 150억원

임하댐 수상 태양광은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햇빛소득마을처럼 지역 주민들이 발전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 임하면과 임동면 지역 주민들은 마을법인을 설립하고 대출을 통해 50억원을 투입했다. 투자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20년간 총 222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운영 기간 동안 총 150억원의 발전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집적화단지 및 발전소 주변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매년 지원금도 받는다.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란 40㎿를 초과하는 대규모 신재생 발전을 신속히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지자체 주도로 입지 발굴, 수용성·환경성을 사전에 확보하도록 했으며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인센티브로 인한 수익은 지역사회 환원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임하댐 인근 지역 주민들은 집적화단지 지정에 따른 추가 수익을 활용해 매년 2억8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 가동한 임하댐 수상 태양광 발전에 따른 수익은 50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매출은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주민 투자 고정이익 연 5억원을 2700가구로 나누면 임동면·임하면 지역 주민들은 가구당 18만원을 받게 된다. 집적화단지 지정 수익과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금 등을 합하면 연평균 가구당 수익은 40만원으로 예상된다.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주민 수용성도 높일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댐에 수상 태양광이 설치되면 수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임하면·임동면 지역 주민들은 7차례 공청회를 진행하며 이 같은 우려를 거뒀다. 수상 태양광이 들어선 뒤 만족도도 높다.

◆ 태극기 모양 패널에선 LED 불빛

실제로 태양광 패널이 태극기·무궁화 모양으로 배치되면서 관광 수요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태극기 모양이 한눈에 보이는 '스폿'에는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야간에는 태극기 모양 패널에서 LED 불빛이 나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수상 태양광 설치를 고민하고 있는 타 지역 주민들도 견학차 임하댐을 찾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6.5기가와트(GW)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추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7개소에서 106㎿에 불과한 규모를 가동하고 있지만, 수상 태양광 설치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또한 임하댐을 모델로 안동댐에도 90㎿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구축하고 있으며, 안동댐을 포함해 총 7개 사업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안동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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