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수단 내전 3년, ‘최악 인도주의 위기’지만 세계는 무관심

박영서 2026. 4.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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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내전 3주년을 맞아 15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여성이 ‘수단을 계속 지켜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동북부 수단에서 내전이 발생한 지 15일(현지시간)로 3년을 맞았습니다. 그 사이 15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20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수단 내전은 금세기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로 불리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56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적 불안이 이어져 온 수단에서는 2023년 4월 15일 정부군과 반군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정부군은 동부와 북부를, RSF는 서부와 남부 일부를 각각 장악한 채 교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량 학살이 발생했고 기아와 성폭력 등이 만연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3년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15만~25만명, 피란민은 1200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년간 수단의 고통(suffering)은 레바논과 가자 지구, 우크라이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학살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학살은 지난해 10월 RSF가 정부군의 서부 최후 거점이던 북다르푸르주 주도 알파시르를 점령할 때 벌어졌지요. 당시 RSF는 피난민들이 몰려있던 알파시르 대학의 한 기숙사에서 총격을 가해 약 500명을 살해했습니다. 이 대학 다른 시설에서도 5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600여 명을 죽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엔 수단 사실조사 독립임무단은 RSF가 알파시르 점령 때 비아랍계인 자가와족과 푸르족이라는 특정 인종집단을 조직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이들에게 심각한 신체·정신적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대량 학살 외에도 수단 전역에서 성폭력, 납치, 고문 등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도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단에서 강간과 성폭력이 일상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며 “강간은 이번 분쟁을 규정하는 특성”이라고 밝혔습니다. MSF가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부 다르푸르 지역의 MSF 지원 시설에서 치료받은 성폭력 피해 여성 3396명의 증언을 분석한 결과, 56%는 땔감이나 물을 찾거나 들에서 일하는 등 일상생활 중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민들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집을 버리고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약 4900만명인 수단 인구의 25%가량인 1200만명이 자국 내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나 이집트, 남수단, 차드 등 주변 국가로 탈출했습니다. 이들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정부군과 RSF의 구호 활동 방해와 약탈로 국제 사회의 원조가 제대로 난민 캠프 등 현장에 닿지 못하고 있습니다.

식량난은 사상 최악의 수준입니다.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 이상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콜레라 등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면서 공중보건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의료 시설마저 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단 내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란 전쟁, 가자지구 전쟁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데니즈 브라운 수단 주재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관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수단에서 성폭력과 피난,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며 “문제는 왜 세계가 이에 대해 뭔가를 할 만큼 충분히 분노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국제사회 지원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단의 시민 자원봉사단체가 동포를 돕고자 발 벗고 나섰습니다. 2019년 30년간 장기 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시민 불복종 운동에서 출발한 자원봉사자 네트워크인 ‘긴급대응실’(Emergency Response Rooms)은 지역 사회나 기부자의 지원을 받아 시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난시키거나 물과 의료 등 필수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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