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 ‘확장과 진화’⋯이제 미래를 빚는다

이천시는 올해 40년의 세월을 넘어 새로운 시대적 전환점을 맞이한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이천도자기축제는 단순한 지역 특산물 홍보 행사를 탈피한 인공지능(AI)과 미식, 기록 문화가 어우러진 '입체형 축제'로 치러진다.
행사는 '흙과 불'이라는 본질적 가치 위에 현대적 기술과 시민 참여를 더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의 계승과 산업의 활성화, 주민과 예술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축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관 주도 탈피한 '주민 밀착형' 자생 축제 모델 구축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관 중심의 관습적 행정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운영하는 '주민 주도형' 구조로의 전환이다.
예술로 62마켓과 세러데이마켓은 이천 지역 도예가와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발적으로 기획한 자생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축제장 곳곳에 배치된 플리마켓과 로컬푸드 마켓 역시 지역민의 손으로 운영되며, 승마체험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협력 프로그램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주민이 직접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은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축제가 일회성 소비 이벤트를 넘어 지역사회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기록이 만든 자산⋯'40주년 아카이브관'과 명장의 숨결
40년의 궤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카이브관'은 축제의 역사적 정통성을 뒷받침한다.
축제를 통해 축적된 시민의 기억과 도시의 변화, 그리고 세계와 연결된 이천 도자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이천도자예술마을 내에 마련된 이 공간은 제1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대 포스터와 기록물을 통해 축제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도자로 이어진 길-이천, 세계와 만나다'라는 섹션을 통해 2001 세계도자기엑스포 개최와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 등 이천이 국제 도자 도시로 거듭난 과정이 연대기적으로 재구성된다.
현장성 강화의 핵심은 '명장의 작업실'이다.
(사)대한민국명장회에 따르면 국내 도자 명장 17명 중 8명이 이천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명장들이 도자를 빚는 과정을 일반에 공개하며, 관람객들이 한국 도자의 정수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AI와 사찰음식의 만남⋯도자의 영역을 넓히다
전통 도자는 이제 디지털 기술 및 미식 문화와 경계를 허문다.
대중예술가 장인보가 참여하는 'AI 세라믹 팝업 전시'는 인공지능과 전통 공예의 결합이라는 실험적 시도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는 도자 예술이 나아갈 차세대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미식과의 결합도 눈에 띈다. 우관 스님이 진행하는 사찰음식 체험은 '그릇'이라는 도자기 본연의 쓰임에 집중한다.
도자기와 음식, 그리고 수행의 미학을 하나로 연결해 도자가 일상에서 가지는 가치를 재조명한다.
여기에 도슨트가 동행하는 예스파크 갤러리투어는 공간 전체를 하나의 전시장으로 활용하며 입체적인 관람 환경을 조성한다.

▲사기막골·예스파크 '투 트랙'⋯전통과 현대의 공존
행사 공간은 전통을 고수하는 '사기막골도예촌'과 현대적 감각의 '예스파크'로 이원화된다.
사기막골은 '40th-40%' 할인 행사와 한국도예고등학교 학생들의 전시를 통해 세대 간 소통과 소비 활성화를 꾀한다.
반면 예스파크는 개방형 예술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마켓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민다.
사기막골이 '도자의 원형과 전통'을 보여주는 장소라면, 예스파크는 '도자의 확장과 감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축제의 서막은 이천 도자의 정체성을 담은 '흙과 불의 제전'으로 장식된다.
가마마을 남양도예에서 열리는 환영 리셉션에는 해외 교류도시 대표단이 대거 참석해 국제적 교류의 장을 만든다.
식전 행사인 벨기에 소로다재단 현악 5중주와 뮤지컬 갈라 공연은 축제의 격을 높이며, 파이어댄스 퍼포먼스는 도자의 탄생 과정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다. 이어지는 최유리와 데이브레이크의 무대는 축제의 대중적 흥행을 견인할 예정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주민과 예술가, 상인이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천도자기축제를 세계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40년의 내공을 바탕으로 미래 40년을 준비하는 이천도자기축제는 이제 흙을 빚는 행위를 넘어 도시의 미래 가치를 빚는 문화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천=홍성용 기자 syh22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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