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SK, 1차 리밸런싱 마침표…반도체 독주 속 비주력 ‘가지치기’ 가속

심화영 2026. 4. 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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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1년 새 차입금 11조7000억원 감축… 반도체 영업익 49조원이 ‘재무 기적’ 견인
SK실트론 매각·하이닉스 ADR 상장 추진 등 ‘AI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배터리·화학 부문 수익성 회복이 마지막 숙제…‘구조적 정상화’ 시험대

[대한경제=심화영 기자]SK그룹이 반도체 호황을 지렛대 삼아 고강도 재무 다이어트에 속도를 내며 ‘리밸런싱 1차전’의 종료를 앞뒀다. 대규모 차입금을 털어내며 신용 위험의 파고를 일단 넘긴 SK는 이제 단순한 부채 감축을 넘어, AI와 반도체를 축으로 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라는 2차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2026 상반기 SK그룹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약 49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의 현금창출력을 단독 견인했다. 반도체 부문이 그룹 전체 자산의 49%, 매출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업황 호조가 곧장 재무 건전성 강화로 이어진 셈이다.

수익성 개선은 가시적인 지표 변화로 나타났다. SK그룹은 2025년 말 기준 차입금을 전년 대비 11조7000억원 줄인 102조원까지 낮췄다. 특히 순차입금은 한 해 동안 무려 33조7000억원 감소하며 재무 부담을 빠르게 덜어냈다. 2022∼2023년 배터리와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차입금이 급증하며 제기됐던 ‘그룹 신용위험’ 우려를 1년 만에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

재계에서는 SK의 이번 리밸런싱이 단순한 ‘빚 갚기’를 넘어 ‘사업 구조의 근본적 개편’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그 핵심 조치가 바로 알짜 자산인 SK실트론 매각과 SK하이닉스의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 추진이다.

현재 SK㈜는 보유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그룹에 넘기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본계약(SPA) 체결이 성사되면 하반기 내 딜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핵심 자산을 내주는 아픔은 있으나, 이를 통해 확보한 실탄을 AI 반도체 등 차세대 먹거리에 집중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하반기 미국 ADR 상장은 리밸런싱의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설비 투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신규 발행에 따른 주주 가치 희석 우려를 잠재워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1차 리밸런싱이 자산 매각을 통한 ‘몸집 줄이기’였다면, 앞으로 시작될 2차 리밸런싱은 배터리와 화학 등 비반도체 부문의 ‘내실 다지기’에 방점이 찍힌다. 특히 SK온의 경우 북미·유럽의 보조금 정책 변화와 수요 둔화 속에서 여전히 수익성 부담을 안고 있다. 2026∼2027년 흑자 전환 여부가 그룹 전체의 신용도와 투자자 신뢰를 가늠하는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회복 여부와 화학 부문의 구조조정 속도가 향후 그룹 신용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현재 합작법인(JV) 종료와 생산능력 조정 등 정교한 포트폴리오 다듬기를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이미 1차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체력을 회복한 상태”라며 “이제는 배터리와 화학 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리느냐가 향후 신용도와 기업 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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