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900조 의료 시장에 네이버式 ‘수퍼 플랫폼’ 심는 한국계 창업가 팀 황

최아리 기자 2026. 4.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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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라’ 2800억원 유치...‘아시아계 최연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타이틀
핀테크·커머스·AI 에이전트 아울러
나이트라 팀황 대표가 지난 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이트라는 미국 내 의료기관 AI에이전트 서비스 사업하는 기업으로 최근 28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했다./박성원 기자

미국 보건 당국(CMS)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간 의료비 지출은 작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3배 수준인 약 5조9000억달러(약 8900조원)로 추산된다. 이런 막대한 규모의 미국 의료 현장의 재무·유통·행정을 하나의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는 스타트업이 있다. 2021년 병원 전용 법인 신용카드 발급 핀테크 업체로 시작해 사업을 확장 중인 미국의 스타트업 나이트라(Nitra)다. 창업자는 한국계 미국인인 팀 황 대표다. 황 대표는 앞서 AI 정책 데이터 기업 피스컬노트를 공동 창업했고, 이 회사로 29세에 아시아계 미국인 최연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공유 오피스에서 만난 황 대표는 나이트라의 사업 모델과 관련해 “네이버가 검색에서 커머스(스마트 스토어), 결제(네이버 페이), 금융(네이버 파이낸셜)으로 확장한 구조에서 사업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나이트라의 사업 모델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우선 핀테크 영역이다. 의사·병원에 법인 전용 신용카드와 비용 관리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해 고객을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수익을 얻고, 병원이 어디에서 어떤 약품을 얼마에 구매하는지 구체적인 거래 데이터를 축적한다. 또 이커머스 영역에서는 맥케슨 등 미국의 대형 제약·의료기기 기업과 제휴해 만든 마켓플레이스 ‘나이트라 마트’를 운영하며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5만여 의약품·기기 품목의 재고·가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진료 예약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필요한 의약품을 최저가로 자동 발주하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자동으로 청구한다.

세 가지 사업 축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예컨대 피부과 의사가 나이트라 카드로 보톡스 구매를 결제하면, 해당 거래 데이터는 AI 플랫폼에 반영된다. AI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달 보톡스 소진 시점을 예측해 나이트라 마트에서 최저가로 자동 발주한다. 발주는 나이트라 결제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면서 새로운 데이터가 축적된다. 황 대표는 “나이트라가 거래 데이터와 이를 실행할 결제·유통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게 나이트라만이 가진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나이트라가 의약품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유통 면허를 취득했고, 의사들의 예금을 유치하는 자체 은행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외부 은행에 지급하던 수수료를 없애 수익성을 높이고, 의사들에게 의료 장비 구입 대출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이트라는 대형 종합병원 대신 의사 5~20명 규모의 독립 클리닉을 1차 타깃으로 잡았다. 자체 IT·재무 시스템을 갖출 여력은 없지만 거래 금액은 적지 않은 규모의 병원이다. 피부과·성형외과·안과·종양학과가 핵심인데, 보톡스·필러부터 1회 투약에 4만~5만달러 항암제까지 고가 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다.

작년 매출은 3300만달러(약 491억원)로 전년 대비 740% 이상 급증했다. 플랫폼 거래액은 10억달러(약 1조4900억원)를 돌파했다. 최근 시리즈 A·B 라운드와 벤처 대출 등을 포함해 1억8700만달러(약 2782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국내에서도 두나무앤파트너스와 대만 앱웍스(AppWorks) 등이 참여했다. 황 대표는 “올해 매출 1억5000만달러, 거래액 4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캐나다·한국·일본·대만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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