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조금이라도 줄이자"… 금리 오르는데 변동금리 선택 급증
3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 기록
고정금리 7% 근접에 변동 쏠림 심화

금리 상승기에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 통상 금리 오름세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과 달리 당장의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수요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변동금리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28.9%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4.4%) 대비 4.5%포인트(p) 늘어난 수치로 2022년 7월(37.0%)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 역시 전월 대비 3.9%p 오른 56.9%로 집계돼 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통상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향후 부담을 고려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차주들이 금리 상승 리스크를 안고 변동금리를 택하는 주된 이유는 고정금리와의 격차 때문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금리는 연 3.62~6.05% 수준인 반면 고정금리는 연 4.15~6.75%에 달한다. 상하단 기준 0.5%p 이상 차이 나다 보니 당장의 이자 지출을 줄이려는 선택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지표금리 흐름 차이가 영향을 미쳤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시장 기대심리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즉각 반영돼 빠르게 올랐다. 올해 초 3.497%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3월 말 4.119%까지 치솟은 뒤 지난 15일 기준 3.809%로 여전히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픽스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해 산정되는 만큼, 시장금리가 즉각 반영되는 은행채와 달리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수신금리 상승 폭이 제한되면서 코픽스는 오히려 하락 전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1%로 전월(2.82%) 대비 0.01%p 내렸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2.85%로 보합세를 유지했고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2.45%로 전월보다 0.02%p 떨어졌다. 코픽스 하락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감소를 의미하는데 이에 연동된 변동금리도 더 낮아질 여지가 생긴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들어 은행채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변동금리보다 최대 1%p 이상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미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향후 인상 가능성보다 현재 금리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차주들의 선택은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변동금리는 상품에 따라 6개월 등 일정 주기로 금리가 재산정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즉각 반영된다. 실제로 이자 부담 증가가 누적되면서 일부 차주를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대비 0.04%p 상승했고 주담대 연체율도 0.29%로 소폭 올랐다.
전문가들은 금리 수준뿐 아니라 대출 기간과 상환 계획을 함께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차이가 1%p 이상 벌어진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지만 대출 기간이 길다면 초기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상품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금리 변동성이 큰 구간인 만큼 단순히 금리 수준만 볼 것이 아니라 상환 기간, 중도상환 계획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금리 방향성이 바뀌는 시점에는 대출 갈아타기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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