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②] 이혜성 “내 명의 집 없지만 1억 기부…싱글의 패기”
“무해한 콘텐츠 만들 것”…마라맛 콘텐츠 거부한 소신
“성장하는 할머니 될래요”…수동적 방송인 넘어 ‘주체적’ 콘텐츠 제작자 도전

이혜성은 최근 종영한 MBN 베이킹 오디션 ‘천하제빵’을 통해 단순한 ‘빵 애호가’를 넘어 전문가의 영역에 한 발 더 다가섰음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빵을 굽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평소 잡생각이 많고 머리를 많이 쓰는 편이라 쉽게 지칠 때가 있어요. 그런데 빵 반죽을 만지면 3~4시간이 훌쩍 지나가더라고요. 이런 육체적인 노동이 제게는 최고의 힐링입니다. 발효된 반죽을 만질 때는 마치 아기 엉덩이를 만지는 것 같은 촉감이 드는데,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또 제빵은 ‘과학’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정확한 온도와 계량이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에서 큰 기쁨을 느낍니다. 우리 밀과 고대 밀을 찾아보고 직접 만들어보며 고민하는 과정 자체도 저에게는 큰 재미입니다.”
그의 ‘인생 빵’은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 이혜성은 ‘사워도우’를 언급하며 “물, 밀가루, 소금, 효모만으로 만드는 ‘무해한 빵’”이라며 “제가 지향하는 콘텐츠와 닮아 있다”고 했다.
이어 “자극적인 이른바 ‘마라맛’ 도파민은 순간적인 재미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배달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결국 선택지가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것처럼, 사람은 결국 집밥 같은 맛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슴슴한 집밥 같은 ‘무해함’을 찾게 될 것”이라며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 건강한 빵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마라맛 콘텐츠를 잘했다면 그 길을 택했을 수도 있지만, 제게 맞는 방식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9일 이혜성이 사랑의열매에 고액 기부를 약정하며 ‘아너 소사이어티’ 서울 483호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 내 납부를 약정한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이혜성은 이후 SNS를 통해 “제 명의의 집도 없는 제가 이런 기부에 동참하는 게 가당치 않을 수도 있지만 나눔에 TPO가 따로 있을까 싶기도 했다, 패기 넘치는 젊은 시기에 하루라도 빨리 동참해 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내 명의의 집은 없지만’ 기부했다는 소신이 인상적이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건네자 “최태성 선생님과 대화하며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 6형제 이야기를 듣고 큰 자극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고액 기부자 모임이 내 분수에 맞지 않는 건 아닐까 고민도 했죠. 하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패기 있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기부는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소비가 아니라, 제 안의 자산으로 쌓이는 느낌이더라고요. 1억을 소비하면 없어지지만, 기부는 오히려 제 자산을 불리는 느낌이었죠. 좋은 일을 하면 반드시 좋은 일로 돌아올 거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또 ‘고액 기부자’라니 멋있잖아요! 하하.”
그는 “아직 부자는 아니지만, 기부로는 부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린 듯 결정했다”며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이런 결정을 하기 더 어려워질 텐데, 싱글이라 부릴 수 있었던 ‘패기’였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튜브 수익금 기부와 관련해서는 “수익은 회사와 나누는 구조라 운영비로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회사 측에서 흔쾌히 동의해준 덕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느끼길 바랐다”며 “저 역시 방황하던 시절 책에서 답을 찾으며 등대를 만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혈병이나 희귀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봉사도 하고 싶다. 유튜브를 통한 선한 영향력을 더 확장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혜성은 유튜브를 통해 책과 빵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번아웃과 그로 인한 폭식증 등 힘들었던 순간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네왔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아이유 씨 같은 스타들이 번아웃을 고백할 때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얻었다”며 “그래서 제 어두운 터널도 솔직하게 꺼내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하는 마음이나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 저 역시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벌이고, 배우고, 성취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면 마음속 응어리가 풀린다”며 “아나운서를 넘어 방송인, 콘텐츠 제작자로서 수동적으로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주체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를 잘하지 못하는 분야에도 기꺼이 도전하는 사람, 계속 성장하려는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30대인 지금도, 할머니가 되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키는 자라지 않아도 내면은 계속 성장하는 ‘성장하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에요. 방송을 하다가도 배우고 싶은 게 생기면 언제든 유학을 떠날 수 있는 사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이 들고 싶습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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