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무조건 믿다간 종속…국방주권 확보에 사활 걸어야"

하윤철 한화시스템 상무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대포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에서 "보안이 핵심인 국방 안보 분야에서 국내 IT(정보기술) 및 중소·중견 딥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독자적 기술로 '한국형 국방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상무는 한국 방산의 초격차를 위해 국방 AI 데이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국가 AI 전략위원회와 국방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공공 데이터 활용 협력은 물론 민간의 고실감 멀티모달 합성데이터 산업을 통해 부족한 학습 데이터를 보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화그룹이 그리는 미래 전장의 모습은 '전 영역 작전'이다. 이는 우주, 사이버, 공중, 지상, 해양 등 모든 영역을 네트워크로 통합해 먼저 보고(先見), 먼저 결심하고(先決), 먼저 때리는(先打) '3선 원칙'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 상무는 "로봇을 단순히 전장에 투입하는 수준을 넘어 센싱부터 판단, 행동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 물리적 상호작용으로 연결하는 센서-슈터 기반 지휘통제(C2)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위성 온 보드 AI를 활용한 감시정찰(ISR), 지능형 지휘통제, 유무인 복합체계(MUM-T) 등 전 도메인 무기 체계의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 상무는 '기술 종속성 탈피'와 '자주적 AI'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있게 풀어준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적으로 믿고 쓰는 것은 위험하다"라며 "자체적인 능력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우리 군이 신뢰할 수 있는 체계로 최적화하는 '기술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기술적 종속을 피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화시스템은 국방 특화 LLM(거대언어모델)과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보안이 생명인 국방 환경을 고려해 온프레미스(On-premise) 기반의 GPU 인프라 및 국산 NPU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 상무는 국방 AI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인력난'과 '취약한 생태계'를 꼽았다. 민간에서도 AI 인재를 구하기 어렵지만, 국방 분야는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하며 우수한 고급 인력들이 미·중 등 해외로 유출되는 매력도 역시 세계 30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화 같은 대기업이 모든 인력을 흡수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국방 분야에 도전하는 민간 스타트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만 안정적인 인력 순환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들에게 GPU 바우처나 데이터 바우처를 제공하는 정책적 지원과 함께 국방 AI 계약학과 및 특기자 양성 등 전문 조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 상무는 국방 AI의 패러다임이 기존의 '기능 중심'에서 '임무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무기 체계의 일부 기능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AI로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내일을 위한 국방 AI'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국방 데이터와 국내의 우수한 인재를 기반으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한화 등 민간 기업과 군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경쟁력 있는 방산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대포럼의 기조강연은 브라이언 클라크 미국 허드슨연구소 국방개념및기술센터장과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 교수가 맡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현장을 찾아 축사를 했다.
최유빈 기자 kern@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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