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버는데 줄일 수도 없다···고물가 직격탄 맞는 장애인 가구

중동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장애인 가구는 일반 가구보다 물가 상승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소득 기반은 취약한 반면, 식료품과 의료비 등 ‘필수 지출’ 비중이 높고 장애로 인해 매달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평균 17만원에 달해 충격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표한 ‘2025년도 장애통계 연보’를 보면, 2023년 기준 장애인 가구 연간 경상소득은 600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 7185만원의 83.5% 수준이다. 소득의 질도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장애인 가구 근로소득 비중은 51.1%로 전체 가구(64.5%)보다 13.4%포인트 낮았다. 반면 정부 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 비중은 17.6%로 전체 가구(8.5%)보다 2배 이상 높아 외부 지원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구조를 뜯어보면 부담은 더 선명하다. 2023년 장애인 가구 연평균 소비지출액은 2650만원으로 전체 가구(3166만원)보다 적었지만, 식료품과 의료비 등 줄이기 어려운 항목 비중은 더 높게 나타났다. 식료품 비중은 33.6%로 전체 가구(32.1%)보다 1.5%포인트 높았고, 의료비 비중은 10.7%로 전체 가구(6.6%)보다 4.0%포인트 높았다. 특히, 의료비 지출액은 장애인 가구가 283만원으로 전체 가구(210만원) 보다 많았다. 주거비나 교육비 등 다른 소비를 포기한 대신, 생명 및 일상 유지와 직결된 비용에 부담이 몰리는 구조다.
장애때문에 쓰는 비용도 매달 17만원가량 더 들었다. 의료비가 5만78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호·간병비 2만8200원, 일반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추가로 지출하는 교통비 2만41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비장애인 가구라면 쓰지 않아도 될 고정 비용이 일상 유지를 위해 매달 빠져나가는 셈이다.
반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2024년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34.5%로 전체 인구(63.3%) 대비 28.8%포인트 낮았고, 실업률은 4.0%로 전체 인구(2.3%)보다 1.7%포인트 높았다. 소득은 적고 필수 지출은 줄일 수 없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2022년 기준 장애 인구 빈곤율은 35.7%로 전체 인구 빈곤율(14.9%)보다 약 2.4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경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장애인 가구는 낮은 소득 수준에도 불구하고 일상 유지를 위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의료비와 간병비 등 추가 비용 부담이 크다”며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특수한 지출 구조를 반영한 소득 보전과 필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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