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잃은 순간, 알츠하이머 시계는 이미 ‘재깍재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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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발병 초기에 후각 시스템이 가장 먼저 손상되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세포 수준에서 밝혀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문제일 뇌과학과 교수팀이 알리 자한샤히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초기에 후각 시스템이 가장 먼저 손상되는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처음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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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망울, 후각피질 모두에서 독성단백질 축적 급증
뇌 면역세포별 반응 달라… 부위별 맞춤형 치료 가능성

알츠하이머 발병 초기에 후각 시스템이 가장 먼저 손상되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세포 수준에서 밝혀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문제일 뇌과학과 교수팀이 알리 자한샤히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초기에 후각 시스템이 가장 먼저 손상되는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처음 규명했다.
좋아하는 음식 냄새나 꽃향기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 기능 저하는 알츠하이머의 가장 이른 경고 신호 중 하나다. 대표적인 알츠하이머 증세인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나빠지기 훨씬 전부터 나타나지만, 뇌의 후각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병리적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독성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를 서서히 파괴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이들 독성 단백질이 뇌의 다른 부위보다 후각망울(냄새 신호를 처음 받아들이는 부위)과 후각피질(냄새 정보를 해석하는 부위)에서 가장 먼저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뇌 면역을 담당하는 글리아 세포(신경교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정상인부터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알츠하이머 환자까지 단계별 사후 뇌 조직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후각망울과 후각피질 모두에서 질병이 진행될수록 독성 단백질 축적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같은 후각 시스템 안에서도 부위마다 뇌 면역세포 반응이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는 사실도 처음 확인했다.
후각피질에서는 신경세포를 지지·보호하는 별아교세포가 주도적으로 반응했고, 후각망울에서는 뇌의 면역·청소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가 중심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부위별로 알츠하이머 진행을 부위별로 차단하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의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인 ‘APOE ε4 유전자’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환자의 후각 시스템에서 ‘APOE 단백질’ 덩어리가 공통으로 증가한다는 것도 발견해 조기 진단 마커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 교수는 “후각 시스템이 왜 알츠하이머에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취약한지를 시스템 차원에서 설명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향후 후각 시스템 기반 조기 진단 바이오 마커 개발과 부위별 표적형 치료 전략 수립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치매’ 4월호에 실렸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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