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봄 어디로”…‘여름’ 일찍 찾아오고 늦게 물러간다
북반구 온대 기후대, 10년마다 여름 7일씩 늘어
30여년 동안 약 20일 길어져…농업·생태계 흔들

봄볕 아래 사람들이 긴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4월 중순에 낮 기온이 최대 27℃를 넘어서기도 한다. 농촌에선 못자리를 낼 시기와 파종 시기 등을 가늠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실제로 과학계의 연구 결과,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10년간 최대 일주일씩 길어지고 봄과 가을이 갈수록 짧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북반구 온대 기후대의 여름이 10년마다 최대 7일씩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7일 국제학술지 ‘환경연구레터스’에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1961년부터 2023년까지 전 지구 기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90년과 비교해 2023년의 여름은 이미 약 20일 더 길어졌다.
이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1990년 이후 북반구 내륙 기준으로 여름의 시작은 10년마다 약 2.3일 앞당겨졌고 끝나는 시점은 약 2.7일 늦춰졌다. 봄과 가을이 함께 짧아지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가 위험한 이유는 더위에 적응할 시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완만하게 더위가 오면 몸이 서서히 열에 익숙해지지만, 갑자기 고온이 닥치면 폭염 초기 건강 피해가 집중된다. 연구팀은 “봄철 폭염은 사람들이 더위에 적응하기 전에 찾아오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3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27.3℃로 이날 평년 기온(17.3℃)보다 10℃나 높았다. 이날 경기 가평 청평면은 29.7℃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은 올해 4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뜨거운 냄비에 불을 더 세게 키우면서 동시에 끓이는 시간까지 늘리는 것과 같다. 이 경우 냄비 안의 열기는 훨씬 빠르게 치솟는다. 온도계의 숫자가 조금 오른 것처럼 보여도 사람과 작물 모두 더위에 허덕이는 꼴이다.
다만 연구팀은 2010년대 이후 여름이 더욱 가파르게 길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경향에 대해서는 아직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도시별·지역별로 이 변화가 농업과 생태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후 전문가인 앤드루 왓킨스 호주 모나쉬대학교 교수는 “결국 해결은 화석연료 사용과 탄소 배출이 핵심”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기후에 적응하며 동시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