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픈에서 국내 선수들의 참패가 던진 한국 테니스의 숙제..그 해법은?

김홍주 기자 2026. 4. 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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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F 국제대회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랭킹 포인트 쌓을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국 선수들이 르노 부산오픈테니스대회(CH125) 단복식 1회전에서 모두 탈락하는 23년 대회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기면서 한국 테니스에 많은 숙제를 던져주었다. 대회 핵심 관계자는 "외국 선수들의 실력은 높아진 반면 국내 선수들의 실력은 정체되어 있다"고 문제를 진단했다.

사실 챌린저 125등급 대회는 남자 테니스계에서 상당히 수준 높은 대회이다. 클레이 시즌이 한창일 때 열리지만 하드코트를 좋아하는 선수들은 부산을 많이 찾았다. 이번 주 5개의 챌린저 대회가 열리는데 부산과 중국 우닝(CH50)은 하드코트이고, 나머지 포르투갈, 볼리비아, 미국은 클레이대회이다. 하드코트를 좋아하면서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부산을 많이 찾는 이유는 부산과 광주오픈챌린저에서 성적을 끌어올리면 윔블던 본선 컷오프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위권대 선수들이 이맘 때 한국을 찾는다.

군복무로 인해 랭킹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투어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권순우(국군체육부대)는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였다. 권순우를 1회전에서 격침시킨 레안드로 리에디(스위스)는 지난해 US오픈에서 16강에 오를 정도로 하드코트의 강자인데,이번 대회에서 8번 시드를 받았다. 그보다 잘하는 선수가 7명이 더 있다는 얘기다.

외국 선수들 못지 않게 일본과 중국 선수들의 해외 투어 도전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번 주에 중국에서도 챌린저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중국 선수들은 많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일본 선수들은 우리 보다 더 많이 부산오픈에 참가했다. 예선전에 한국은 와일드카드를 포함하여 8명이 출전하였는데 본선 진출은 0명이고, 일본은 6명이 자동출전하여 그중 3명이 예선을 통과했다. 본선에는 한국이 와일드카드 3명으로 모두 1회전 탈락했고, 일본은 7명이 출전하여 2명이 8강에 올랐다(4월 16일 현재). 전통적으로 복식에 강한 인도는 복식에만 4개조가 출전했다.

일본 선수로 8강에 진출한 노구치 리오.

지난달 일본에서 ITF 남자대회를 4주간 레퍼리로 참여한 임차훈 국제심판은 "일본대회에 가보면 드로의 절반 이상이 자국 선수들이다. 그만큼 선수층도 두텁고,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국내의 한 선수는 세계랭킹이 없는 바람에 4주간 64드로 예선전 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은 자국 내의 국제대회를 통해 경험과 랭킹포인트를 쌓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만한 기회가 너무 적다. 올해 상반기에만 ITF 남자대회는 중국이 14개, 일본이 11개인데 비해 국내에서는 안동과 김천에서 단 3개대회만 열린다.

일본은 남녀를 합쳐 연간 30~40개 이상의 ITF 대회를 전국 각지에서 꾸준히 개최한다. M15부터 W100에 이르기까지 등급별 대회가 매우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자국 유망주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프로 랭킹 포인트를 쌓아 챌린저나 투어급으로 진입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중국도 2023년 이후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남녀를 합쳐 연간 40개 이상의 대회를 하고 있다. 선전, 마안산, 안닝, 루저우, 우닝 등 여러 지역 단위 테니스 센터에서 2~3주 연속으로 시리즈 형태의 대회를 여는 경우가 많다. 중국테니스협회의 주도하에 자국 선수들의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돋보이며, 상금 규모가 커 해외 선수들의 유입도 활발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주로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받아서 ITF 대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ITF 대회는 출전자 수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까 사실 지자체 입장에서 선호하는 대회는 아니다. 지자체는 초등이나 주니어선수들이 많이 와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프로대회 개최에 적극적이지 않다.

김천에서 열린 ITF M15 국제대회

한국 테니스의 발전을 논할 때 우수선수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식이 있고, 또 하나는 좋은 선수가 나오도록 저변을 넓히는 방식이 있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방식 모두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순위를 논한다면 저변을 넓히고 나서 우수 선수가 나오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맞다.

이진수 르노 부산오픈테니스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는 "우리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내에 최소 ITF 대회가 10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경쟁력도 길러지고, 랭킹 포인트도 수월하게 쌓아서 국제 무대에 나갈 수 있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임차훈 레퍼리는 "테니스로 성공하는 케이스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후배들이 그것을 보고 동기부여를 받고 도전할 것이다. 국내 대회도 전국대회는 1년에 2~3개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로컬대회로 해서 지역 활성화도 시키고, 선수층도 두텁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국내에서 총상금 1만5천달러의 ITF 국제대회를 개최하려면 지자체가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해줄 경우 대략 6천만원 정도 소요된다. 이정도 예산이면 국내 오픈대회나 전국대회 보다 더 적게 든다.

상위 레벨 대회는 그것대로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이 적은 비용으로 국제 무대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에는 국내 개최의 ITF 대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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