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매도한다면 무주택자에게…물려준다면 저가양도를”
양도세 중과, 잔금 아닌 ‘계약일’이 핵심
계약서·입금 내역 등 증빙서류 사전 준비
지역별로 4개월·6개월 잔금 기한 엄수 必
5월 9일까지 매매계약 체결 완료해야 유예
팔지 않는다면 무상증여보다는 저가양도를


#.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된다. 현행 유예가 끝나면 서울·경기 등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경우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기본세율(6~45%)에 더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되며,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지 못한다.
서울 노원구와 서초구에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보유한 나세상(72·가명) 씨의 경우, 양도세율이 20%포인트 높아진다고 한다. 최근 세상 씨 부부는 세무사 사무실과 은행 VIP 창구를 오가며 매도·증여·저가양도 등 시나리오별 세 부담을 비교하느라 분주하다.
집을 팔더라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것이 세제상 유리하지만, 5월 9일 이전에 무주택자를 콕 찍어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요새는 자녀에게 넘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무상증여가 나을지, 시가의 70% 수준으로 저가양도하는 것이 유리할지 판단이 쉽지 않다.
국세청 출신 세무사 ‘국세언니’와 함께 최근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제기되는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Q. 5월 9일까지 반드시 잔금까지 모두 치러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나요?
A. 무조건 5월 9일까지 잔금을 끝내야 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정부가 5월 10일 이후에도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한시적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죠.
기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주택의 경우,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양도(잔금)를 완료하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습니다.
또 지난해 10월 16일 새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 주택의 경우,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집니다. 일단 계약서까지는 반드시 작성되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가계약이나 구두 약속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5월 9일까지 정식 매매계약서가 작성돼 있어야 하고, 계약금이 실제로 입금된 내역도 확인돼야 합니다.
Q. 세입자가 있어서 매도가 어려운데 방법이 있나요?
A. 추가로 발표된 보완책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이 대목인데요, 임차인은 잔여 계약 기간까지 거주가 보장됩니다. 이를 위해 매수인의 토지거래허가제도상 실거주 의무가 제한적으로 완화됩니다.
2026년 2월 12일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이 있는 경우, 해당 주택을 매수한 사람은 2028년 2월 11일까지 2년 실거주 의무가 유예됩니다. 당장 세입자를 내보내지 않아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둔 것이죠. 다만 이 제도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일 것 ▷매도인이 다주택자일 것 ▷매수인이 무주택자일 것 등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매도자가 1주택자인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요즘은 대출 받으면 바로 전입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매수자 입장에선 세입자가 있으면 대출도 안 나오는 것 아닌가요?
A. 기존에는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내에 전입해야 하는 의무(6.27 대책)가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 이 전입신고 의무 기한도 함께 유예됩니다.‘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과 ‘임대차 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까지 전입하면 됩니다. 다만, 실거주 의무 및 주택담보대출 전입신고의무 유예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에만 한정해 운영될 예정입니다.

Q. 5월 9일까지 팔지 못하면 세금 차이가 얼마나 나는 걸까요?
A. 이번 유예 혜택을 받지 못하면 세금은 ‘수억원’씩이나 차이가 날 수 있는데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는 세율만 오르는 게 아니라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전면 배제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7년 이상 보유한 노원구 아파트의 양도차익이 4억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장특공제율이 14%라면 약 5600만원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과가 적용되면 이 5600만원은 공제받지 못합니다. 여기에 20%포인트가 추가된 세율이 적용되면 세 부담은 급격히 증가합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최종적으로 1억2000만원이 넘는 차이가 발생하고, 차익 규모가 커질수록 그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3주택자의 경우 차이는 더 큽니다. 예를 들어, 10년 보유한 아파트의 양도차익이 10억원이라면 장특공제 최대 30%를 적용할 경우 3억원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과 대상이 되면 이 3억원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합니다. 게다가 세율은 기본세율에 30%포인트가 추가됩니다. 과표 구간에 따라 최고세율이 70%에 육박할 수 있어 세금 차이는 수억 원 단위로 벌어질 수 있습니다.
Q. 5월 9일 전까지 매도하려는 다주택자는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A. 크게 네 가지를 점검하셔야 합니다.
먼저, 날짜를 반드시 사수해야 합니다. 5월 9일은 계약 체결의 마지노선입니다. 이날까지 정식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계약금 입금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주말이나 공휴일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통장에 실제로 계약금이 입금된 시점이 기준이 됩니다. 다음으로 매수자의 신분 확인이 가장 우선입니다. 실거주 의무 유예와 대출 전입 의무 완화는 ‘무주택 매수인’에게만 적용됩니다. 매수 의향자가 나타났다면 가격 협상보다 먼저 무주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빙 서류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계약 승계를 입증할 임대차 계약서, 매도인의 다주택 여부를 확인할 자료, 매수인의 무주택 확인 서류 등은 사전에 점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잔금일 설정도 전략적으로 해야 합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 그 외 서울·경기 지역은 6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러야 중과 배제가 가능합니다. 계약만 서둘러 체결해 놓고 잔금 일정을 놓치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Q. 사실 노원구 아파트는 더 오를 것 같아서 팔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요. 자녀에게 넘기는 건 어떨까요.
A. 이번에 추가로 발표된 보완책은 증여에도 전략적 포인트를 살려서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자녀가 무주택자라면 더 활용도가 높아집니다. 자녀가 무주택 상태라면, 단순 증여뿐만 아니라 매수 형태로 구조를 설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자녀는 실거주 의무 및 대출 규제 유예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세입자가 있는 주택이라면 이 구조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기 때문에 자산 이전이 훨씬 수월해지죠.
Q. 무주택자인 제 아들에게 증여한다면 매매보다 세금이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A. 주택을 자녀에게 무상증여하면 부모에게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대신 자녀가 증여세와 증여 취득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특히 중요한 게 취득세입니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증여받을 경우, 공시가격 3억원 이상이면 자녀의 무주택 여부와 관계없이 취득세 12%가 적용됩니다.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하면 실질 부담은 약 13.4%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물론 예외도 있어요. 증여자가 ‘1세대 1주택자’라면 취득세 중과가 제외돼 약 3.5% 수준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중과세율을 그대로 적용받습니다.
세액을 계산해보면, 시가 10억원을 기준으로 증여재산가액이 정해지고, 자녀의 증여재산공제 5000만 원(10년 합산 한도)을 차감하면 과세표준은 9억5000만원입니다. 이를 증여세율에 따라 계산하면 약 2억1825만원의 증여세가 나옵니다.
여기에 취득세까지 더해야 하죠. 10억원 × 12%를 적용하면 약 1억2000만원이고,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하면 약 1억3000만원 수준이 됩니다.
총 가족 합산 세 부담은 무려 3억4825만원으로 불어납니다. 매물로 제3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가족 합산 기준으로 무려 약 2억2652만원이나 차이나죠.
심지어 저가양도는 현실적인 조건도 따져봐야 해요. 일단 자녀가 실제로 7억원의 매매대금을 지급해야 하니 자금출처가 명확해야 합니다. 소득, 금융자산, 대출 등 합법적인 자금 흐름이 입증되지 않으면 추후 증여로 간주될 수 있어 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증여세를 부모가 대신 내주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단하지 않습니다. 무상증여 시 자녀가 부담해야 할 증여세를 부모가 대신 납부해주면, 그 세금 상당액이 다시 자녀에게 이전된 것으로 보아 재차증여(추가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세금이 또 붙는 구조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무상증여는 세 부담 자체도 크지만, 자녀가 증여세를 직접 납부할 자금 능력이 없다면 실행 과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Q. 조정대상지역 중과 규정이 적용되니 세금이 이렇게나 커지네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A.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저가양도 방식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양도하긴 하지만 자녀한테 싸게 팔아보는 거죠.
다만, 특수관계인 간에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도할 경우, 그 차액이 시가의 5% 이상이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됩니다. 즉, 실제로 7억원에 팔았더라도 세법상 양도가액은 시가인 10억원으로 보겠다는 겁니다. 따라서 시가 10억원짜리 주택을 7억원에 넘겼더라도, 양도소득세는 10억원 기준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약 1억2173만원이 나옵니다.
또 가족 전체 세 부담을 보려면 증여세와 취득세를 함께 따져야겠죠. 저가양도의 경우, 자녀(특수관계인)가 얻은 이익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요.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 기준 미만으로 적어야 세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반면, 10억원짜리 집을 7억원에 매매해 차액이 3억원이 생긴다면, 기준금액에 딱 걸리면서 증여세가 과세되겠죠.
그래서 이번 사례에선 3억원이 기준금액이 되니 7억원을 웃도는 7억1000만원에 양도할 수 있도록 설계해보는 겁니다. 여기서 자녀는 7억1000만원을 기준으로 취득세를 냅니다. 1~3% 수준의 취득세율을 적용하면 약 1228만원(1.73% 적용)이고, 여기에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를 더하면 총 약 1493만원 수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공개 매물로 제3자에게 매도했을 때와 비교해 부모 측 양도세는 동일하고, 추가로 발생하는 세금은 자녀의 취득세에 해당하는 약 1493만원입니다.
즉, 가족 합산 기준으로 보면 저가양도는 제3자 양도보다 딱 취득세만큼의 추가 부담만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자녀에게 통으로 증여하는 무상증여보다는 2억원이나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죠. 집을 더 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이번 사례에선 저가양도가 현실적인 절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저가양도 역시 자금출처 소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리스크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본인의 주택 수, 채무 구조, 자녀의 주택 보유 현황을 점검하고 거래 전 자금 계획부터 명확히 세워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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