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없는 아버지 유산, 상속 방식 따라 세금 천차만별 [이·세·상-이왕 낼 세금, 똑똑하게 알려주는 상담소]

정호원 2026. 4.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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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 부재시 형제합의 따라 협의분할서로 조정 가능
다주택자 상속인, 취득세·종부세·양도세 모두 불리
상속가액이 중요…무주택자 중심 설계가 절세의 핵심
공동상속시 지분동일하다면 거주·연장자순 소유 인정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엔 남 얘기 같아도 이웃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내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절세의 힌트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거예요.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 이우리 씨의 홀아버지는 올해 1월 세상을 떠나셨다. 생전 워낙 건강하셨기에 별다른 유언조차 남기지 못하셨고, 우리 씨는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가족 중 유일하게 남은 남동생과 상속 절차를 밟게 됐다.

아버지가 남기신 재산은 서울 소재 아파트 한 채(시세 10억원, 공시가 7억원)와 예금 10억원이다. 평소 동생과 우애가 두터웠던 우리 씨는 아버지의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재산을 나누려니 고민이 앞섰다. 법에 정해진 대로 1대 1 비율로 균등하게 나누는 ‘법정상속비율’을 따라야 할지, 아니면 서로의 형편에 맞춰 재산 종류를 조정하는 ‘협의분할’을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보유 현황이 발목을 잡았다. 우리 씨는 이미 서울에 시세 13억원(공시가 9억원)인 A아파트와 12억원(공시가 8억원)인 B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인 반면, 남동생은 아직 집이 없는 무주택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파트는 무주택자인 동생이 물려받는 것이 세금 면에서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상속 과정에서 마주할 세금 폭탄을 피하고, 가장 현명한 절세 방안을 찾고 싶었던 우리 씨는 회현동 이택스를 찾아 상담을 요청했다.

Q. 아버님께서 유언 없이 돌아가셨습니다. 이 경우 자녀들이 1:1로 공평하게 상속받는 것이 원칙인가요?

A. 네, 맞습니다. 피상속인(사망자)이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자녀는 성별이나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법정상속비율’에 따라 균등하게(1:1) 재산을 물려받게 됩니다.

Q. 동생과 제가 합의해서 상속 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도 있나요?

A. 물론입니다. 상속인 전원이 동의한다면 ‘협의분할’이 가능합니다. 아파트와 예금을 각각 절반씩 나눌 수도 있고, 한 사람은 아파트를, 다른 사람은 예금을 전액 가져가는 식으로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Q. 예금은 무조건 법정 비율대로 나누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A. 원칙적으로 예금(가분채권)이나 채무(가분채무)는 상속 개시와 동시에 법정 상속분에 따라 나누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쟁 시 법적 판단의 기준일 뿐입니다. 상속인 전원이 합의하여 ‘협의분할서’를 작성한다면, 예금 역시 법정 비율과 다르게 나누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Q. 저희가 내야 할 총 상속세는 어느 정도일까요?

A. 상속세를 계산할 때는 재산을 어떻게 나누느냐보다 전체 상속 가액이 중요합니다.

먼저 상속가액은 시가 10억원 아파트 한 채와 예금 10억원을 합쳐 총 20억원입니다. 장례비용(500만원), 일괄공제(5억원), 금융재산 상속공제(2억원) 등 총 7억500만원을 공제하면 상속과세표준은 12억9500만원입니다. 과세표준이 30억원 이하 구간에 속하므로 세율 40%를 적용해 총 3억5800만원이 산출됩니다.

Q. 아파트를 상속받을 때 취득세도 고민입니다. 저처럼 집이 있는 사람과 동생처럼 없는 사람이 공동으로 상속받으면 세율이 어떻게 되나요?

A. 공동 상속 시에는 ‘지분이 가장 큰 사람’을 소유자로 봅니다. 지분이 같다면 (1) 해당 주택 거주자, 그다음으론 (2) 연장자 순서입니다. 우리 씨가 연장자이므로 5:5로 공동 상속을 받더라도 세법상 주택 소유자는 2주택자인 우리 씨가 됩니다. 이 경우 무주택자인 동생이 단독으로 받을 때보다 훨씬 높은 취득세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Q. 저(2주택자)와 동생(무주택자) 중 누가 아파트를 받는 게 취득세 측면에서 유리할까요?

A. 차이가 꽤 큽니다. 우리 씨(다주택자)가 상속 받는다면 취득세율 2.96%(지방교육세 포함)이 적용돼 취득세 2072만원이 부과됩니다.

반면 동생(무주택자)이 상속 받는다면 특례 세율 0.96%(지방교육세 포함)이 적용돼 취득세 672만원이 부과됩니다. 고로 동생분이 상속받는 것이 취득세 면에서 약 1400만원 정도 유리합니다.

Q. 상속 이후 매년 내야 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우리 씨가 상속받으면 3주택자가 되어 보유세 부담이 급증합니다. 우리 씨가 상속받으면 총 공시가격 24억원에 대한 종부세가 약 596만원 발생하며, 재산세도 다주택자 기준으로 약 186만원이 부과됩니다. 동생이 상속받으면 1세대 1주택자에 해당하여 종부세는 0원이 되며, 재산세 또한 ‘특례 세율’을 적용받아 약 102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집니다.

Q. 종부세와 재산세 각각 차이가 왜 이렇게 많이 나는건가요?

A. 구체적인 보유세 수치를 통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먼저 2주택자인 우리 씨가 공시가격 7억원의 상속 주택을 취득하게 되면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총합은 24억원이 됩니다.

이 경우 종부세 공제금액인 9억원을 공제한 후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9억원이 산출됩니다. 여기에 12억원 이하 구간 세율인 1%를 적용하면 종부세 산출세액은 660만원이 되며, 이미 납부한 재산세 중 중복분인 162만9474원을 차감하면 결정세액은 497만526원이 됩니다. 최종적으로 농어촌특별세까지 합산하면 우리 씨가 부담할 종부세는 총 596만4632원에 달합니다.

재산세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상속받은 7억원 주택에 대해서만 계산해도 기본 재산세 105만원에 도시지역분과 지방교육세, 지역자원시설세를 모두 더하면 총 186만8000원이 부과됩니다. 기존 보유 주택들의 세금에 이 금액이 추가로 얹어지는 셈입니다.

반면 무주택자인 동생이 아파트를 상속받아 1주택자가 되는 경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동생은 공시가격 합계가 7억원으로 1세대 1주택 공제액인 12억원(혹은 다주택 기본공제 9억원)보다 낮기 때문에 내야 할 종합부동산세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재산세 또한 1세대 1주택자 특례 세율을 적용받아 기본 재산세가 47만2500원으로 대폭 낮아집니다. 여기에 도시지역분과 기타 세목을 모두 합쳐도 총 납부액은 102만3000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결과적으로 누가 주택을 상속받느냐에 따라 매년 지출되는 보유세에서만 수백만원 이상의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Q. 나중에 상속받은 아파트를 팔 때, 양도소득세 차이도 클까요?

A. 양도소득세는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의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벌어지는 지점입니다. 5년 후 상속받은 아파트의 시세가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고 구체적인 계산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5년 후 10억 아파트가 12억원이 되었다고 가정하면 우리 씨는 조정대상지역 3주택 가산 세율(68%)이 적용되어 약 1억1436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우선 우리 씨가 이 아파트를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 2억원에서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원을 차감한 1억9750만원이 과세표준이 됩니다. 현재 상속받은 아파트가 위치한 서울 전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 해당하는데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처분할 때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에서 배제될 뿐만 아니라 세율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특히 3주택 이상 보유자에 해당하여 기본 세율에 30%가 가산된 68%의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되며, 이에 따라 산출되는 양도소득세는 총 1억1436만원에 달합니다.

반면 똑같은 상황에서 무주택자였던 동생이 아파트를 상속받아 처분한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집니다. 동생은 1세대 1주택자로서 비과세 요건인 2년 이상 보유를 충족할 경우, 양도가액 12억원 이하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습니다. 결과적으로 동생이 매도할 때는 양도소득세가 단 한 푼도 발생하지 않아, 우리 씨가 보유했을 때와 비교하면 약 1억원이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됩니다.

Q. 만약 제가 예금을 상속받아 상속세를 먼저 부담하고, 동생이 아파트를 상속받고 난 뒤 추후 이를 처분해 그 일부를 저에게 준다면 문제가 되나요?

A. 네, 그럴 경우 증여세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파트가 동생 명의로 등기된 후 매각 대금을 나누는 것은 상속 재산의 분할이 아니라 별개의 ‘증여’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Q. 결론적으로 어떤 방식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까요?

A. 절세 측면에서는 ‘주택은 무주택자인 동생이, 예금은 우리 씨가’ 상속받는 것이 가장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취득세, 종부세, 그리고 추후 양도세까지 고려하면 수억원의 자산 가치를 보존하는 길입니다. 동생분이 해당 주택에 거주할 계획까지 있다면 더욱더 이 방향을 추천해 드립니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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