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조 자금 물꼬 튼다"…당국, 은행·보험 자본규제 완화 카드 꺼냈다

주형연 2026. 4.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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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고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흐름을 유도하고자 은행과 보험업권의 자본규제 문턱을 대폭 낮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 규제 완화의 핵심은 대규모 금융사고 발생 시 부과되던 과도한 페널티를 경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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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고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흐름을 유도하고자 은행과 보험업권의 자본규제 문턱을 대폭 낮춘다. 별도의 재정 투입 없이 규제 합리화만으로 약 99조원 규모의 '정책 추경' 효과를 거두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은행권은 기업대출용 74조5000억원, 보험업권은 인프라 대출용 24조2000억원 등 최대 98조7000억원의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일종의 정책 추경"이라며 "추가 확보된 자금 공급 여력이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이끄는 든든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 규제 완화의 핵심은 대규모 금융사고 발생 시 부과되던 과도한 페널티를 경감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연평균 손실 금액 5% 이상의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향후 10년간 자본비율 산출 시 '운영리스크'로 반영돼 은행의 대출 여력을 억눌러왔다. 당국은 이를 개선해 사고 발생 후 3년이 지났고 해당 사업 전면 폐지 등 충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심사를 통과하면 운영리스크 산출에서 제외해 주기로 했다.

은행으로서는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 쌓아둬야 했던 자기자본 부담이 줄어들어 그만큼 대출 여력이 늘어나게 된다. 심사 신청은 이달 말부터 가능하며 승인 후 유사 사고가 재발할 경우 강력한 페널티가 다시 부과된다.

다만 최근 문제가 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건은 아직 '사고 발생 후 3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번 완화 조치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국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구조적 외환포지션' 승인 대상을 해외 장기 지분투자와 해외점포 이익잉여금까지 확대해 자본 부담을 추가로 덜어줄 계획이다.

보험업권은 지급여력비율(K-ICS)의 각종 위험액 산정 방식을 손질해 투자 숨통을 틔운다.

국민성장펀드 등 국가 정책 프로그램에 투자할 때 적용되는 주식위험계수를 파격적으로 낮춘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울 경우 기존 49%에서 20% 이하로 적용 기준이 완화된다. 적격 벤처투자 위험계수 역시 49%에서 35%로 인하되며 신재생에너지 및 인공지능(AI) 기반 시설 투자에도 20%의 우대 계수가 적용된다. 이는 보험사들이 보수적인 장기 국채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혁신 산업으로 눈을 돌리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반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는 한층 조였다. 주담대비율(LTV) 60~80% 구간의 주담대 위험계수를 은행권과 동일한 수준인 3.5%에서 4.0%로 상향 조정해 무분별한 대출 확대를 차단하기로 했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보험사들도 기존의 장기국채 외로 투자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절감 중"이라며 "펀드 존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정책펀드 등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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