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환자 최대 50% 겪어"… '위장 장애' 원인과 대처법은?
관절염은 염증과 통증을 꾸준히 다스려야 하므로 장기간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주로 처방하는 소염진통제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복용 환자의 최대 50%가 명치 답답함이나 속쓰림 같은 위장관 부작용을 겪는다. 특히 장기 복용 환자의 15~30%는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어도 내시경 검사에서 위궤양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장인영 원장(구앤장마취통증의학과)과 함께 관절염 약이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짚어보고, 아울러 최근 새롭게 쓰이고 있는 위산 억제제(P-CAB)가 환자 치료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관절염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속쓰림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가요?
네, 실제로 많은 편입니다. 진료 현장에서 10명 중 2~3명이 위장관 불편감을 호소하며, 관련 연구에 따르면 최대 50%까지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중요한 점은 자각 증상이 없다고 해서 위장이 건강한 상태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 중 15~30%는 증상이 없더라도 내시경 검사 시 위궤양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증이 줄었다고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통증이 완화되었다고 약을 임의로 끊는 것은 치료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큽니다. 오히려 억눌렸던 통증이 다시 심해질 수 있으며, 본질적인 염증 치료가 중단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복을 지연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약물 중단 여부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주로 처방하는 소염진통제가 위에 부담을 주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소염진통제는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콕스(COX)'라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염증을 가라앉히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이 콕스는 위벽을 보호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에도 관여합니다. 약물 작용으로 프로스타글란딘 분비가 함께 감소하면서 위벽의 보호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약물 성분 자체가 위 점막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염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약물 복용 후 나타나는 위장 불편감은 주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나요?
단순한 속쓰림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로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불편한 상복부 불편감, 위산이 역류하며 타는 듯한 느낌, 적은 양의 식사에도 배가 꽉 차는 듯한 복부 팽만감 등을 호소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메스꺼움이나 울렁거림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위장 불편감을 참고 소염진통제를 계속 복용하면 위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불편감을 참고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위 점막 손상이 심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위 보호 기능 저하로 염증이 발생하며, 이것이 반복되면 점막이 허는 '미란' 단계를 거쳐 위·십이지장 궤양이나 출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복이나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며, 장 점막까지 자극을 받아 하복부 불편감이나 설사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몸이 약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위 점막이 지속적으로 손상되고 있는 상태로 인지해야 합니다.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 소염진통제와 함께 처방되는 약물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위산 분비 기전을 억제하는 두 가지 약물이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첫째는 위벽을 자극하여 위산을 분비하게 만드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H2 차단제'입니다. 둘째는 위산 분비의 최종 단계인 프로톤 펌프의 작용을 억제하는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입니다. 현재 임상에서는 PPI 제제가 가장 보편적으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소염진통제와 기존의 위 보호제(PPI)를 함께 복용할 때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무엇인가요?
PPI는 오랫동안 안전하게 쓰인 훌륭한 약물이지만, 소염진통제와 병용할 때 두 가지 한계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복용 시간의 불일치입니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PPI는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반면, 소염진통제는 위장 장애를 줄이기 위해 식후 복용이 권장되므로 환자들이 복약 시기를 헷갈리거나 번거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 약효 발현 시간입니다. PPI는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므로, 소염진통제 복용 초기에 발생하는 속쓰림을 즉각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위산 억제제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최근에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의 새로운 약물이 널리 처방되고 있습니다. 위벽 세포의 프로톤 펌프가 작동하려면 칼륨과 결합해야 하는데, P-CAB 제제는 이 칼륨 결합 부위에 먼저 결합하여 위산 분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가집니다. 즉, 위산 분비의 가장 끝단에서 빠르고 확실하게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새로운 약물(P-CAB)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P-CAB 제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식후에 소염진통제를 복용할 때 함께 복용할 수 있어 환자의 복약 편의성이 매우 높으며, 복용 초기부터 위장 보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소염진통제로 인한 초기 속쓰림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별히 위장 불편감이 없는 환자도 위 보호제를 꼭 복용해야 하나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기간에는 자각 증상과 무관하게 위 점막의 방어 능력이 저하되므로, 예방적 차원에서 위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최근 P-CAB 제제가 도입되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현재 쓰이는 P-CAB 제제로는 테고프라잔, 펙수프라잔, 자스타프라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관절염 통증과 속쓰림으로 밤잠을 설치는 환자들에게 P-CAB 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나요?
관절염 통증은 야간에 악화되는 경향이 짙은데, 소염진통제로 인한 위장 통증까지 겹치면 수면의 질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염진통제 처방 시 처음부터 위 보호제를 적극적으로 병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펙수프라잔은 소염진통제로 인한 위염 치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야간 속쓰림을 제어하고 편안한 수면을 도와 궁극적으로 관절염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절 통증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속이 편안해야 장기간 소요되는 관절염 치료를 중단 없이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중 속쓰림이나 더부룩함 등 위장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혼자서 인내하거나 임의로 약을 끊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선 처방을 내린 주치의와 상담하시면 약물의 종류나 복용법을 변경하거나, 본인에게 맞는 위 보호제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작정 내과를 먼저 방문하기보다는 현재의 치료를 담당하는 주치의와 1차적으로 상의한 뒤, 필요시 내시경 검사 등으로 연계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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