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가족 리스크' 무마에 정치자금 1,660만 원 지출

강혜인 2026. 4. 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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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16시 기사 수정: 김병기 의원이 2025년 7월 16일 집행한 정치자금 560만 원에 ▲전직 보좌진들에 대한 내용증명 작성·발송 비용뿐 아니라 ▲MBC 기자를 고발한 법률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어 기사를 수정하였습니다.)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자신 및 가족과 관련한 비위 의혹 무마에 2년에 걸쳐 정치자금 총 1,66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이 불거지자 의혹 제기 당사자 및 언론사 등을 고소했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당시 장남의 국정원 채용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사(MBC)를 고발했다. 1,660만 원의 변호사 비용이 지출됐다. 

공적 성격의 정치 자금은 사적 사용 및 부당한 사용이 금지되며, 소송 비용은 원칙적으로 의정활동과 관련된 사안에서만 지출이 가능하다.. 국회의원이 자신과 가족 관련 비위 의혹 제기를 봉쇄하는 데 정치자금을 쓰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병기, 정치자금 수백 들여 언론 고발·전직 보좌 직원 입막음도

뉴스타파가 입수한 김 의원의 2025년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의정활동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560만 원을 지출했다. 수임 법인은 A 법무법인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그런데 원내대표 선거 시기 김 의원 및 그의 배우자가 국정원에 장남 채용을 청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당시 이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 등을 고발했다. 

김 의원은 이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인 7월에는 같은 법무법인에 의뢰해 전직 보좌 직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전직 보좌직원들을 제보자로 의심해, 제보를 하고 다니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이었다. (관련 기사 :김병기, 전 보좌 직원들에 내용증명..."입막음 협박이었다").   

해당 내용증명은 "귀하(전직 보좌 직원)가 언론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과 기타 매체에 제공한 위임인 또는 위임인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 및 왜곡된 정보가 있다면, 즉시 회수하고 향후 더 이상 유포를 중단하라",  "(김 의원과 관련한) 각종 음해나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발생하면 즉시 형사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 등이었다. 

뉴스타파 취재 및 김 의원 본인의 해명에 따르면, 김 의원은 MBC 기자 등을 고발하는 데 정치자금 550만 원을 지출하고, 전직 보좌 직원들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는 데 10만 원을 지출했다. 

김 의원이 지난해 7월 전직 보좌 직원들에게 발송한 내용증명.

총선 때도 반복…정치자금 1,100만 원 들여 고소 후 바로 취하

김 의원이 이런 식으로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무마하기 위해 정치자금을 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22대 총선 당시, 같은당 동작을 이수진 의원과 국민의힘 장진영 후보 등은 김 의원을 향해 '구의원 정치자금 수수 의혹',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당시 의혹을 제기한 이들과 이를 보도한 언론사 기자 등을 고소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소장을 직접 게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자금 1,100만 원이 지출됐다. 2024년 김 의원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는 그가 B 법무법인에 550만 원 씩 두 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을 지급한 기록이 남아있다. 

그런데 김 의원은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 이들에 대한 고소를 전부 취하했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소를 제기하거나, 변호사 비용을 정치자금으로 지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김 의원은 사건을 계속 진행하는 대신 당선 직후 고소를 취하했던 것이다. 

해당 소송이 진정성 있는 법적 대응이 아니라, 단지 선거 국면에서 의혹 제기를 봉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시 김 의원이 봉쇄하고자 했던 의혹은 현재 경찰의 주요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말, 조진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김 의원 배우자인 이모 씨에게 자신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제공했다고 시인하는 당사자의 녹음 파일을 보도했다. 김 의원이 본인 입으로 "배우자가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썼다"고 시인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김병기 의원이 지난 2024년 자신의 SNS에 올린 고소장 접수증. (출처 : 김병기 의원 페이스북) 

김병기 "적법한 집행" 주장

공적 성격의 정치자금은 사적 사용과 부당한 사용이 금지된다. 국회의원이 정치자금으로 변호사 비용을 사용하려면 원칙적으로 '의정활동과 관련이 있는 경우'여야 한다. 소송 방어 목적의 변호사 비용 지출도 허용되지만,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해당 정치자금을 반환해야 한다.  

의정활동과 무관한 개인 사건에는 정치자금 사용 자체가 제한된다. '의정활동과 관련이 있는 행위'의 범위가 법령에 명확히 규정되어있지는 않지만, "사회 상규나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되면 부정한 용도의 정치자금 사용"이라는 해석은 대법원 판례로도 확립돼 있다. 

뉴스타파는 김 의원 측에 '이 같은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사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는지'를 물었다. 김 의원 측은 "정치자금법의 기본 원칙 등에 따라 적법하게 집행된 비용이다. 정당이나 정치인은 통상적 정당 및 정치 활동에 소요된 경비를 정치자금으로 지출할 수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선관위는 뉴스타파의 유권 해석 요청에 "질의 내용 만으로는 정치자금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차남 대학 편입 개입 의혹 등 13가지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는 뉴스타파의 김 의원 차남 대학 편입 개입 의혹 관련 첫 보도 이후인 지난해 9월 시작돼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뉴스타파 강혜인 ccbb@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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