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DNA가 밝힌 비밀… "인류 진화, 멈추지 않고 가속했다"

김진우 기자 2026. 4. 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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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팀, 서유라시아 고대인 1.5만여 명 DNA 분석
생존에 유리한 유전자, 집중적으로 살아남는 진화 발생
체지방·조현병 감소 및 인지 지표 상승… 현대인의 유전적 배경 시사

고대 인류의 DNA 분석을 통해 지난 만 년간 인간이 환경에 맞춰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인류가 비교적 최근까지도 생활 방식의 변화에 따라 질병과 신체 특성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며 적응해 왔을 가능성을 통계적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시간 흐름에 따른 유전자 빈도의 변화 추세를 검증하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개발했다. 분석 대상은 약 1만 8,000년에 걸쳐 생존한 서유라시아인 1만 5,836명의 고대 DNA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서유라시아 전역의 현대인 6,438명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으며, 고도화된 데이터 정제 기술로 오류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변이를 걸러냈다.

분석 결과, 지난 1만 년(홀로세)간 수백 개의 유전자에서 0.5% 이상의 강력한 '방향성 선택(Directional selection)'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향성 선택이란 생존에 유리한 특정 유전자 변이 비율이 집단 내에서 한 방향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진화적 선택은 현대인의 신체적·정신적 특성에 영향을 미쳐, 체지방 및 조현병 발생 위험을 낮추고 인지 능력 관련 지표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유전자 변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환경과 생활상의 급격한 변화가 꼽힌다. 특히 청동기 시대에는 혈액, 면역, 염증 관련 특성의 자연 선택이 이전보다 강하게 일어났다. 농업 발달 등 생활 방식과 경제 체제가 빠르게 변하면서, 인류가 과거와 다른 새로운 환경적 압박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진화의 속도와 강도는 시대마다 달랐으며, 환경적 필요에 따라 유전적 적응이 다르게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알리 아크바리(Ali Akbari) 연구원은 논문을 통해 "앞으로 더 긴 시간대와 다른 지역의 고대 DNA 데이터에 이번 분석 기법을 적용해 볼 계획"이라며 "특정 진화 패턴이 전 세계적인 현상인지, 서유라시아 사례처럼 특정 시기 및 지역에 국한된 것인지 파악해 더 폭넓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서술했다.

이번 연구 결과(Ancient DNA reveals pervasive directional selection across West Eurasia: 고대 DNA가 밝힌 서유라시아 전역의 광범위한 방향성 선택)는 2026년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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