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토큰 담보대출 챙긴` 트럼프 일가 코인, 초기투자자엔 거래제한 강요

이정훈 2026. 4. 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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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버티 파이낸셜, 초기투자자들에 락업기간 연장 제안
"토큰 락업 2년 더 연장…동의하지 않을 땐 무기한 락업"
월드리버티 최근 락업된 자사 토큰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차입
작년 20% 락업 풀자 토큰값 급락…토큰값은 연일 사상 최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동으로 설립한 디지털자산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Inc.)이 일부 초기 투자자들이 보유한 토큰의 거래를 사실상 무기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또 다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오른쪽부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잭 위트코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
연일 추락하는 토큰값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정작 회사는 락업(보호예수)로 묶인 자사 토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 초기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월드 리버티는 15일(현지시간) 프로젝트 거버넌스 포럼에 올린 제안을 통해 초기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이 매수한 WLFI 토큰의 대부분을 추가로 2년 간 락업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토큰은 그 다음 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지급된다. 반면 이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의 토큰은 ‘무기한’ 락업될 것이라고 했다. WLFI 토큰 가격은 현재 사상 최저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제안은 억만장자 디지털자산 기업가 저스틴 선을 포함한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선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이를 “강압(coercion)”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4%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WLFI 토큰이 동결돼 있어 투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월드 리버티 측은 선의 게시물에 대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의 발언은 그와 프로젝트 간 설전을 한층 격화시켰다. 지난주 선은 월드 리버티가 내부자들이 토큰 보유자의 자금을 동결할 수 있도록 하는 통제 장치를 비밀리에 구축했다고 비난했다. 월드 리버티는 이 사실을 부인했다.

다른 투자자들 역시 월드 리버티가 자체 보유한 WLFI 토큰을 대출 플랫폼 돌로마이트(Dolomite)에 담보로 예치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비판론자들은 이 조치가 강제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다른 투자자들의 토큰이 잠금 해제되기 전에 월드 리버티가 현금을 먼저 확보할 수 있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월드 리버티는 청산을 막기 위해 담보를 추가로 넣을 수 있으며, 자금을 빼내기 위해 포지션을 정리하고 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 3월 월드 리버티는 핵심 의사결정에서 초기 투자자들의 의결권을 줄일 수 있는 거버넌스 제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지금까지 월드 리버티 팀이 올린 모든 거버넌스 제안은 전부 승인됐다.

초기 투자자들은 지난 2024년 말과 2025년 초에 진행된 판매를 통해 WLFI 토큰을 매입했다. 당시 이 토큰은 원래 아예 거래에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빠르게 바뀌었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이들 토큰의 20%에 대해 거래를 허용했다. 하지만 나머지 80%는 지금까지 계속 락업 상태였고, 별도의 언락 일정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이 사실상 첫 일정 제안인 셈이다.

초기 WLFI 투자자이자 이번 제안에 반대표를 던질 계획인 모르텐 크리스텐센은 “정말 황당하며 특히 표현 방식이 그렇다”면서 “찬성에 투표하지 않으면 토큰이 무기한 락업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의 시도를 할 정도로 대담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월드 리버티 대변인 데이비드 왁스먼에 따르면, 이 제안에 대한 공식 투표는 조만간 시작돼 1주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코인게코 집계에 따르면 WLFI 토큰 가격은 지난 24시간 동안 1.2% 하락한 0.08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7일간은 16.5% 떨어졌다. 일부 초기 투자자들의 토큰이 지난해 거래 가능해진 이후 가격은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락업에 동의한다. 언락 일정은 토큰 가격을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상적인 토큰은 매입 후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락업되며, 이후 2~4년에 걸쳐 전량이 순차적으로 거래 가능해진다. 다만 락업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일부 투자자들이 관심을 잃고 프로젝트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왁스먼은 “이번 제안은 우리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인 참여를 최적으로 보장하고, 건전한 시장 유통 물량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에 따르면, 이미 일부 토큰이 풀려 있는 프로젝트 팀과 창립자들, 트럼프 일가를 포함한 다른 투자자들 역시 보유 토큰이 2년간 다시 락업되며, 이후 3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해제된다. 또한 이들이 락업한 토큰의 10%, 즉 45억개 WLFI는 소각돼 영원히 매도할 수 없게 된다.

블룸버그의 올가 카리프는 ‘블룸버그 크립토’에서 “트럼프 일가의 디지털자산 사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투자자 반발에 직면했다”며 “여기에는 억만장자 후원자인 저스틴 선도 포함되며, 그는 내부자들이 토큰 보유자의 자금을 동결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가 비밀리에 통제 장치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에어드롭얼럿닷컴을 운영하는 크리스텐센은 그래도 아무 언락 일정도 없는 것보다는 일정이 있는 편이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토큰이 얼마나 오래 락업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면, 그 자체가 불확실성”이라며 “이번 안이 통과되면 최소한 확실성은 생긴다. 팀이나 초기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는 없을 것이다. 이들은 가격을 어느 정도 떠받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나쁜 언락 일정이라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또 다른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현재 무기한 락업된 토큰이 풀릴 가능성을 기대하며, 이번 언락 일정 제안에는 반대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텐센은 “무엇보다도 이건 일종의 신호다. 커뮤니티에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또 다른 거버넌스 투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번 제안은 매우 나쁜 조건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더 나은 방안이 나올 가능성은 적어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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