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피해 '삭제데이터'가 입증…가해자 형량 높였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 세미나(CG) [연합뉴스TV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yonhap/20260416120246018efif.jpg)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디지털성범죄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재판에서 가해자의 형량을 높이는 근거로 활용된 사례가 확인됐다.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면서 양형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등 피해자 지원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발간한 '2025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디성센터)와 지역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지역디성센터)가 협업한 대규모 불법촬영·유포 사건에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
A지역 디성센터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 불법촬영과 대량 유포를 저지른 사건에 대해 법률지원을 수행했으나, 피해자 중 아동·청소년과 취약계층이 포함돼 신고와 피해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초기에는 피해자가 5명 이하, 삭제지원 건수도 1천여 건 수준으로 파악됐다.
![디성센터 삭제지원팀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18일 서울 중구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걸려 있는 '삭제지원팀' 팻말. [촬영 이승연]](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yonhap/20260416120246285dzmb.jpg)
그러나 범행 기간이 길고 유포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실제 피해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됐고, 재판 과정에서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지역디성센터는 중앙디성센터에 삭제지원 내역 확인을 요청했고, 중앙디성센터는 2019년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전수 검토해 동일 가해자와 연관된 자료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피해자는 10여 명, 삭제지원 건수는 1만2천여 건으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는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를 제외한 형태로 재판부에 제출됐으며, 법원은 가해자에게 검사 구형인 징역 6년과 취업제한 5년보다 높은 징역 7년과 취업제한 7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성적 촬영물이 인터넷에 유포된 뒤 삭제되지 않은 채 남아 피해가 지속된 점과, 누범 기간 중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삭제지원 데이터가 피해 규모를 계량적으로 입증하면서 범행의 중대성과 반복성을 보다 명확히 드러냈고, 이 같은 점이 형량 상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번 사례에 대해 "삭제지원 데이터가 형사 사법 절차에서 피해 규모를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피해 회복 지원을 넘어 가해자의 책임과 처벌 강화로까지 연결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삭제지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중앙·지역 센터 간 협업을 강화해 피해자 보호와 사법적 대응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긴급전화 1366 [촬영 남궁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yonhap/20260416120246482bqfy.jpg)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한 일원화된 대응 체계도 피해 확산 차단에 효과를 보였다.
해외 SNS에서 알게 된 가해자로부터 성적 촬영물 유포 협박을 받던 15세 피해자는 1366에 도움을 요청했고, 상담 과정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즉시 파악돼 중앙디성센터로 곧바로 연결됐다.
이후 유포 플랫폼과 영상 종류, 사건 경위를 신속히 확인해 삭제지원과 모니터링이 동시에 이뤄졌고, 거주지 인근 지역디성센터로 연계돼 대면 상담과 수사 동행 등 후속 지원까지 이어졌다.
디지털성범죄물의 해외 유포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도 강화되고 있다.
중앙디성센터는 해외 유관기관과 국제기구, 각국 대사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삭제 요청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실종학대아동센터(NCMEC)의 신고시스템(사이버팁라인)과의 연계를 통해 대량 삭제요청이 가능하게 했다.
또 영국 인터넷감시재단(IWF)과 협력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위한 국제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해외 서버에 유포된 피해영상물에 대한 신속 대응 기반도 마련했다.
보고서는 "국제협력이 정보 교류를 넘어 해외 서버에 유포된 피해영상물에 대해 보다 신속하게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체계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피해자 보호가 국경을 넘어 작동할 수 있도록 글로벌 공조 체계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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