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한 자루, 셀 수 없는 샤프심, 800시간…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 그림은 이렇게 완성됐다

김석 기자 2026. 4.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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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건 홀이 로리 매킬로이의 지난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순간을 묘사한 그림. SNS 캡처

연필 한 자루를 들고 800시간을 들였다.

16일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에 따르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지난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을 기념하는 그림은 이렇게 완성됐다.

지난 13일 마스터스를 2연패한 매킬로이는 지난해 4월 처음 그린 재킷을 입으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뒤 그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그림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은 화가는 키건 홀이다. 홀은 6년 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자유투 라인에서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을 그린 연필 스케치 이미지로 이름을 얻기 시작한 화가다. SNS에서 이 그림을 보고 감명을 받은 조던은 홀에게 다른 그림을 의뢰했고, 자신의 전용기를 보내 홀이 플로리다주 남부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오도록 했다.

조던의 소개로 홀에게 자신과 캐디인 해리 다이아몬드가 그린에 함께 서있는 그림을 맡긴 적이 있었던 매킬로이는 지난해 마스터스를 제패한 뒤 곧바로 그에게 그림을 주문했다.

주문받은 그림은 쉽지 않았다. 매킬로이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을 주고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했으면 보다 쉬웠겠지만 매킬로이는 아주 넓은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원했다. 홀은 “그게 가장 어려운 버전”이라고 했다.

작업에 쓰인 것은 샤프 연필 하나와 셀 수 없이 많은 0.5㎜ HB 샤프심이다.

그림을 완성하는데는 6개월이 걸렸다. 작업에 소요된 시간은 800시간 정도다.

홀은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 먼저 외곽선부터 시작한다”라고 자신의 작업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그릴 수 있는 크기에 맞춰 종이를 재단해서 최소한의 치수와 비율을 정해둔다. 그런 다음, 아주 부드럽게 첫 번째 스케치를 해서 요소들을 제자리에 배치한다. 그 다음, 다시 돌아가서 조금씩 더하고 다듬어 나간다. 마치 타자기로 두드리는 것처럼, 같은 부분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그려내다 보면 서서히 생동감이 살아난다. 그러고 나서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서 작업을 진행한다. 정말 아주 느린 과정이다”라고 했다.

홀은 작업 중 어려운 부분으로 수천 명 관중의 얼굴을 포착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순식간에 ‘내가 누구를 그리고 있는 거지?’라며 길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건물을 정확하게 그리는 일, 촘촘하게 깎인 그린의 잔디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원본 그림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기증했고, 홀은 매킬로이와 함께 회원들을 위한 한정판 프린트본에 서명했다. 홀은 원본 그림이 클럽하우스 벽에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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