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ON위험OFF] 삼립 공장서 반복된 '산업재해'…기업 ‘안전 리스크’ 확산
제조·건설 반복 사고 구조적 문제...'규제 강화론' 부상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상미당홀딩스(구 SPC그룹) 관계사 삼립의 시화공장에서 또다시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사망사고와 화재에 이어 절단 사고까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명사고가 반복되며 사업장 안전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현장 부주의를 넘어 기업의 안전관리 체계와 생산구조 전반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유사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대통령도 조사 강조...산업재해 정책 이슈로 확산
시흥경찰서는 형사1과를 중심으로 8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이번 사고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전담팀에는 지난해 해당 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를 담당했던 인력도 포함됐다.
경찰은 병원에서 치료 중인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공장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강제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삼립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산업재해 문제가 정책 이슈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며 정부 차원의 대응 강화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산업현장 안전관리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 사고 대응을 넘어 산업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보다 강도 높은 관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재해가 개별 사건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정책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전원 미차단 작업 논란…반복 사고 사업장 도마 위
사고는 지난 10일 새벽 생산라인에서 발생했다. 컨베이어 센서를 교체하던 근로자 2명이 전원이 차단되지 않은 상태의 기계 체인에 끼이며 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고용노동부는 안전관리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핵심 쟁점은 설비 점검 과정에서 전원 차단 등 기본 안전 절차가 지켜졌는지 여부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숨졌고 올해 2월에는 화재로 근로자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절단 사고까지 더해 1년 내 3건의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우연으로 보지 않는다. 동일 사업장에서 유사 사고가 반복될 경우 현장 운영 방식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구조적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협착 사고는 대부분 예방 가능한 유형이라고 지적한다. "전원 차단과 작업 통제만으로도 막을 수 있는 사고"라는 설명이다.
▲ 산업 전반에 번지는 '안전 리스크'...구조적 변화 필요
이번 사고는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산업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위험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제조업과 건설현장에서는 설비 점검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협착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환경에서 설비를 완전히 멈추지 못하는 운영 방식이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작업 방식에 있다. 설비가 가동된 상태에서 점검이 이뤄지거나 작업 통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주화된 작업 구조 역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위험도가 높은 공정이 하청으로 넘어가면서 책임과 관리가 분산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라인을 멈추지 않는 구조와 외주화된 작업이 결합되며 사고가 반복된다"며 "이는 특정 기업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에 공통된 구조적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유사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재해가 개별 사건이 아닌 시스템 문제로 인식되면서 향후 기업 경영과 정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반복되는 사고, 이제 기업 리스크로 확대
정부가 반복 사고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한 만큼 향후 산업현장 전반에 대한 규제와 감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은 사실상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관리 대상 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산업재해가 단순한 사고를 넘어 기업 리스크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복 사고 기업의 경우 특별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일정 수준 이상 벌점이 누적될 경우 공공 입찰이나 신규 수주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영진의 형사 책임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 여기에 ESG 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며 투자 유치나 금융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안전 문제는 이제 비용이 아니라 투자와 직결된 요소"라며 "반복된 사고 발생 기업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번 삼립 시화공장 사고는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반복 사고 사업장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산업현장의 안전 문제가 기업 경영 전반의 리스크로 본격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업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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