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새 사령탑' 박철우 감독 "팀워크가 가장 중요…왕조 구축할 것"

<@12>[중구=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철우 감독이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우리카드 배구단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철우 감독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파란색 넥타이를 메고 등장한 그는 진성원 구단주와 인사를 나눈 뒤 계약서에 서명했고, 휘장 및 사원증을 수여받았다.
이어 아내 신혜인 씨와 딸 박소율, 박시하 양에게 꽃다발을 전달받은 그는 "생각보다 크게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우리카드의 5대 감독이 된 만큼 팀이 그 어느 때보다 날아오를 수 있도록 더 잘 이끌어 보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 11일 "박철우 감독 대행을 제5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세부 계약 조건은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박철우 감독은 지난해 4월 우리카드 코치로 합류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올해 1월 마우리시오 파에스 전 감독이 팀을 떠나며 임시로 팀을 이끌게 됐다.
우리카드는 전반기 단 6승(12패)으로 부진했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팀을 물려받은 그는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팀을 빠르게 수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리카드는 후반기 18경기에서 14승 4패(승률 77.8%)의 성적을 내며 기적적으로 봄 배구 티켓을 따냈다.
정규리그를 4위(20승 16패, 승점 57)로 마친 우리카드는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KB손해보험을 3-0으로 완파했다. 이어진 플레이오프(PO)에서는 현대캐피탈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지만, 두 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구단은 박철우 감독이 어려운 시기에서 감독 대행을 맡아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했고, 그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박 감독은 코치 합류 1년 만에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됐다.

박 감독은 "대행을 맡으면서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잘 끌어가며 좋은 성적이 났다"면서도 "기대치에 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충분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가올 시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선수들과 집중해서 그 어느 때보다 잘할 수 있도록 자신감 있게 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프로 때부터 제 기대보다 항상 빨랐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항상 급급하게 선수 생활을 했다. 지금 와서는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저에게 큰 힘이 됐다. 빠르게 상황에 맞춰 변화하려고 했다"며 "대행 제안을 받은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결국에 제가 맡아야 한다면 모든 책임을 가져가겠다는 생각으로 수락했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감사했다. 저를 신뢰해 주셨고 멋진 팀에 남을 수 있게 해주셨다.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장인 어른인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에게 들은 조언이 있는지 묻자 그는 "'겸손해라'라고 깔끔하게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오늘 아침에도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짧은 말씀에 많은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곱씹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짧은 말 한마디로 제 마음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우리카드는 박철우 감독 체제에서 극적으로 봄 배구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리버스 스윕을 당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박 감독은 "뵙는 분마다 그 경기를 말씀하시더라. 잊으려고 해도 절대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됐다. 시즌을 준비할 때 감사한 원동력이 될 것 같다. 눈 앞에 다가온 결과를 놓친 상황이라 너무나 아쉽지만 그게 저희의 실력이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패배로 인해서 저희가 비시즌을 준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거라 생각한다. 분노와 아쉬움이 훈련에 녹아든다면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해 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1년, 10년 동안 어려운 훈련을 해내는 건 결국 1점을 위해서다. 저 또한 그렇게 해 왔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도 선수들한테 볼 하나를 받더라도 마지막 순간이라 생각하고 훈련에 임해달라고 전달하려고 한다. 단순하게 잘하겠다가 아니라 공 하나에 영혼을 쏟아부을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남자 배구 레전드로 꼽힌다. 그는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한국전력에서 총 19시즌을 뛰며 564경기에서 통산 6623점을 작성했다. 레오(현대캐피탈)가 통산 득점 신기록(7419점)을 세우기 전까지 이 부문 최고 기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신인 2년, 3년 차까지 후보로 있었고 경기를 뛰고 싶은 욕망도 컸다. 그래서 노력을 많이 했고 10년 넘게 주전으로 뛰며 오랫동안 프로 생활을 했다. 그 중 두 번의 이적도 있었고 많은 감독님을 뵀다"며 "마지막 2년 정도는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밖에서 지켜봤다"고 돌아봤다.
이어 "결국에 선수들은 그런 시기가 온다. 저도 그럴 때 굉장히 힘들었다.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시점이 '많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였고 그러면서 도전하게 됐다. 그런 경험들을 선수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는 지도자가 아닌 함께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배구는 어떤 모습일까. 박 감독은 "저는 복 받은 선수였고 복 받은 지도자가 돼가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경험을 좋아했다. 오늘 첫 째가 '같이의 가치'라는 말을 하더라. 제가 그리는 이상향의 배우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팀워크다. 가장 중요한 전술과 전략은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이길 때도 팀으로 이기고 질 때도 팀으로 이긴다. 결국에는 팀으로서 풀어가는 배구를 하는 게 제가 원하는 우리카드의 배구"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외국인 감독이 리그에 있다. 저도 그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하지만 분명 국내 지도자도 좋은 지도자가 많다고 생각한다. 젊은 지도자들도 공부를 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배우고 온다"며 "충분히 국내 지도자들도 경쟁력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국내 지도자도 할 수 있다는 모습 보여줘서 고맙다고 후배들이 하더라. 항상 올바르고,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자세로 지도자를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가오는 시즌 선수단 구상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구단주께서 항상 얼마든지 지원해주겠다고 하신다. 정말 많은 힘이 되고 있다"며 "지금은 FA 협상 기간이고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할 거라 생각한다"고 웃어 보였다.
외국인 선수를 두고는 "알리가 저희에겐 항상 1번이다. 다만 다른 리그에 대한 꿈을 갖고 있어서 그의 선택에 맡기려고 한다"며 "또 아시아쿼터 선수 구성도 중요하다. 팀의 강점을 살리고 약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하려고 한다. 아라우조가 얼마 전에 자기를 뽑지 않으면 다른 팀 가서 제 엉덩이를 차버린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 목표를 밝혔다. 그는 "정말 큰 꿈이 있다. 지도자가 된 순간부터 감독이 되는 것만 꿈이라면 아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가서 메달을 따는 게 제 꿈이었다. 선수 때 이루지 못한 걸 선수들과 함께 이뤄보고 싶다"며 "팀으로서는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왕조를 구축하는 게 제 꿈"이라고 이야기했다.
위기 속에서 '박철우 매직'을 보여준 그는 다음 시즌에도 기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박철우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알린 우리카드는 이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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