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시동 시험’에 쏠린 눈…항공엔진 기술 자립 ‘출발점’

이예서 기자 2026. 4. 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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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500lbf급 무인기용 항공엔진 ‘최초 시동 시험’ 예정
1.6만lbf급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엔진 고도화 로드맵 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2024년 4월 15일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열린 '항공엔진 1만대 출하식'에서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5500lbf(파운드 포스)급 무인기용 항공엔진이 '최초 시동 시험(First Firing)'을 앞두고 있다. 이 엔진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 아래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국내 기술로 완성되는 첫 장수명 항공엔진으로, 한국 기술 자립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 방사청, ADD는 내달 중 5500lbf급 무인기 항공엔진에 첫 시동을 걸 계획이다. 엔진이 실제 점화돼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첫 지상 구동 단계로, 시동·가속·감속·정지 등 기본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다만 해당 시험 일정은 개발 및 시험 준비 상황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는 2013년 ADD 주도로 설계를 시작해 2019년부터 본격 개발에 참여하며 소재·부품·모듈 단위 시험을 거쳐 기술 완성도를 높여왔다. 특히 이번 개발은 해외에 의존해 온 전투기 엔진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 기술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독자 개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간 엔진 정비와 성능 개량, 수출 과정에서 기술 통제와 공급 제약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번 시험이 성공하면 엔진 기본 성능에 대한 1차 검증을 통과하는 셈이다. 이후 저피탐 무인편대기 체계와의 연동 시험과 기체 통합 검증, 운용 환경 시험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양산 여부가 결정된다. 한화에어로와 ADD는 2027년까지 내구성 및 환경 시험 등을 통해 성능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국산 무인기용 항공엔진 기준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재는 무인기용 엔진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출력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유인기용 엔진으로까지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인기 엔진은 조종사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고장 허용 기준이 매우 엄격하며, 장시간 운용 수명과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인기 엔진보다 개발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검증을 통과한 엔진은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저피탐 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KF-21 전투기와 함께 유무인 복합 편대 운용을 전제로 한 체계로, 시제기 제작을 마치고 시험 비행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는 5500lbf급을 시작으로 1만lbf급, 1만6000lbf급 엔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설계·소재·제조 기술을 순차적으로 고도화하고, 과거 소형 엔진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 축적 구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목표는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항공우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한화에어로는 47년간 축적된 항공엔진 기술과 자체 투자를 기반으로 무인기 엔진을 중심으로 한 기술 자립과 산업 생태계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재일 대표이사는 "속도감 있는 개발이 글로벌 무인기 시장 선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엔진 산업은 단일 기업이 완성할 수 없는 구조로 소재, 부품, 시험, 생산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태계가 핵심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는 39개 협력사와 함께 핵심 부품 국산화와 공동개발을 추진하며 공급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한화에어로는 1979년 공군 F-4 전투기 엔진을 시작으로 ▲KF-5 ▲KF-16 ▲F-15K ▲T-50 ▲KF-21까지 46년간 1만대 이상 엔진을 생산해 왔다. 이 가운데 11종은 자체 개발이다. 지난해 4월에는 약 400억원을 투자해 1만6529㎡(5000평) 규모의 스마트 항공엔진 공장을 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