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이후에도 3000개 늘어난 골드뱅킹 계좌...“전쟁 지나면 금값 뜬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 투자 심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전쟁이 마무리되면 다시 올해 초 수준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 계좌 수는 14일 기준 34만8938개로 집계됐다.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2월 말(34만5470개)과 비교하면, 전쟁 발발 이후에도 골드뱅킹 계좌가 3000개 넘게 늘어난 것이다. 골드뱅킹은 금을 시세에 맞춰 0.0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은행 계좌다.
금값은 작년 말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치솟기 시작해, 올해 1월 온스당 5500달러 선까지 뛰었다. 그러나 중동 사태가 발발하면서 곤두박질해, 현재까지 온스당 4800달러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6일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816.43달러로 나타났다. 국내 금값도 한 돈(3.75g)당 100만원 안팎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금값이 내려앉으면서 골드뱅킹 잔액은 2월 말 2조3522억원에서 14일 기준 2조1985억원으로 줄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로 금에 투자하려는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바 투자도 꾸준하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곳의 골드바 판매액은 505억원으로 작년 3월(386억원)보다 100억원 넘게 늘었다. 주요 은행들은 작년 금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골드바 품귀가 빚어지자 판매를 중단했다가, 올해 1~2월부터 다시 골드바를 팔고 있다. 그러자 곧바로 금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 투자자들은 중동 사태가 마무리되면 금값이 언제든 오를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주요 금융 기관들도 금값 하락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5400달러 선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는데, 최근 들어서도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이 가진 안전 자산으로서의 지위는 공고하다는 것이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이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값에 대한 낙관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올해 중앙은행 금 매입 규모는 850t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860t) 수준과 비슷하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전체 외환보유액의 9~10%를 금으로 채워 넣으며 금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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