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띠' 작가 하태임, '무단 프린트 제작·판매' 갤러리 고소

심민규 2026. 4. 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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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띠' 추상으로 유명한 하태임 작가가 경기 구리시의 한 갤러리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복제해 전시·판매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이 갤러리가 하 작가의 작품을 허락 없이 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해 전시·판매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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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술계 저작권 인식 참담"…경찰 "사실관계 확인 중"

(구리=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색띠' 추상으로 유명한 하태임 작가가 경기 구리시의 한 갤러리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복제해 전시·판매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구리시 A갤러리서 전시된 작품들 [하태임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6일 하 작가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하 작가는 지난 9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해당 갤러리 대표를 구리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이 갤러리가 하 작가의 작품을 허락 없이 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해 전시·판매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 작가 측은 갤러리가 자체 공장을 운영하며 원작 이미지를 값싼 재료에 단시간에 출력한 뒤 액자에 넣어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갤러리와 어떠한 저작권 이용 계약도 체결한 적이 없다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작품을 복제·전시·판매했다면 명백한 권리 침해라고 덧붙였다.

하 작가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인이 우연히 갤러리 앞을 지나가다 제 작품과 매우 유사한 그림을 발견해 제보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조교를 보내 직원에게 작품에 관해 물어보니 '하태임은 유명한 작가'라고 말했고, 이후 구매를 시도했는데 주문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출력물이 제작돼 판매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태임 작가 측이 구매한 프린트물 [하태임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제 작품뿐 아니라 여러 작가의 작품이 무단으로 프린트돼 전시된 것으로 보였다"며 "작가들이 저작권 사용을 허락했을 리 없는데도 작품이 무작위로 복제·판매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국내 미술계의 저작권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참담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갤러리에서는 하 작가 외에도 무라카미 다카시, 줄리안 오피, 이왈종, 윤병락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갤러리 측은 "인터넷상 이미지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프린트물을 판매하는 일종의 소품점일 뿐"이라며 "해당 작가를 알지 못했고 문제가 된 그림은 폐기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갤러리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며 "고소인 조사는 마쳤고, 다음 주 중 피고소인 조사를 진행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태임 서양화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태임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 1세대 서양화가인 고 하인두(1930∼1989) 화백의 딸이다. 모친 류민자 화가는 동양화가로, 동생 하태범은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 작가는 굵고 유려한 색띠(컬러밴드)가 교차하는 추상회화 '통로(Un Passage)' 연작으로 잘 알려진 작가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전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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