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치 승부사 DNA 발현, 허훈의 대 알바노 '논개작전'. 왜 그의 '수비올인' 전략은 '전율'이 일 수밖에 없을까

류동혁 2026. 4. 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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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허훈(30·KCC)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6강에서 참 특이하다. 슬램덩크 서태웅의 대 해남전 전략인 '전반은 포기, 후반에 올인'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의 원주 DB전 6강 시리즈 기조는 명확하다. '공격은 포기, 수비는 올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DB 절대 에이스 이선 알바노와 '사석 작전'이다.

플레이오프는 모든 농구 관계자와 농구 팬에게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무대다. 선수들은 당연히 화려한 공격적 무브를 선호한다.

허 훈은 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공격적 폭발력은 최상급이다. 특히, KCC 대표적 빅맨 숀 롱과 2대2 공격은 상대팀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데, 그는 슬램덩크 변덕규처럼 '화려한 도미가 아닌 진흙투성이 가자미'를 선택했다.

이른바 알바노에 모든 초점을 맞춘 '논개 작전'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의미가 깔려 있다. 단 한 단어로 정리하면 허훈의 '승부사 DNA'가 발현된 승부의 맥을 짚는 가장 적확한 선택이다.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DB는 원-투 펀치 의존도가 심한 팀이다. 알바노는 리그 최고 득점력을 지닌 선수다. DB는 알바노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한다. 핵심 외인 헨리 엘런슨도 있다. 단, DB는 알바노가 막히면 전체적 공격 시스템이 미묘하게 흐트러진다. 정상적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알바노를 어떻게 막느냐'가 KCC와 DB 6강 시리즈 핵심 포인트다.

KCC 내부 사정도 있다. 허훈을 비롯, 허웅 최준용 송교창, 숀 롱의 빅5가 존재하는 KCC. 포지션별 경쟁력은 최상급이다. 그런데, 약점도 뚜렷하다. 단기전 승리에 필요한 트랜지션 활동력, 강인한 수비력이 부족하다. 잦은 부상으로 정규리그 호흡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조직적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즉, '팀 케미스트리'가 단기전을 치르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뭔가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허훈의 '논개 작전'은 이 '충격요법'이다. 에이스 허훈이 수비에 모든 것을 쏟기 때문에 허웅 송교창 최준용, 그리고 숀 롱까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팀 승리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든다.

사진제공=KBL
허훈. 사진제공=KBL

6강 1차전, KCC의 81대78 접전 끝 승리. 허훈은 7득점,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평소보다 득점은 줄었고, 어시스트는 늘었다. 숀 롱은 26득점, 10리바운드, 송교창은 20득점, 9리바운드, 허웅은 17득점, 최준용은 11득점을 했다. 허훈은 공격 비중을 줄였고, 풀코트 프레스를 비롯한 알바노와 경기내내 치열한 몸싸움을 즐겼다.

2차전, 허훈은 9득점, 5어시스트. 1차전보다 공격 비중은 체감상 더욱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최준용은 26득점, 허웅은 27득점, 숀 롱은 22득점을 올렸다. 절체절명의 승부처 4쿼터 막판 허훈이 아닌 송교창이 메인 볼 핸들러로 공격을 주도했고, 최준용이 승부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4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1, 2차전 모두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컨대 허훈이다.

2차전, 알바노는 전반 허훈의 너무나 강력했던 범핑과 압박에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높은 클래스를 지닌 알바노는 후반 자신의 페이스를 회복했지만, 허훈은 끊임없이 압박했다. 알바노가 실책을 하거나, 자신의 수비에 의해 DB가 바이얼레이션을 범하면 그대로 포효했다. 알바노가 신경전을 걸면, 그는 씩 웃었다. 그의 계산대로 되고 있다는 의미다.

2연승을 거뒀지만, KCC는 여전히 불안한 면이 있다. 2차전 21점 차로 앞서다가, 22-0 런을 허용하면서 역전당했다. 트랜지션 수비, 후반 뚝 떨어지는 활동량 등이 핵심 과제다.

이 약점을 허훈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의 '알바노 봉쇄작전'이 KCC와 DB, 양팀에 미치는 영향력을 정확히 계산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허훈의 6강 플레이오프 무브는 '전율' 그 자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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