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세월호 막으려면… 법 자체가 '안전망'이어야 한다 [참사의 사슬➇]
대형사고 10년의 기록 8편
참사의 사슬 정책적 대안➁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
사고 키우는 법적 사각지대
신기술 부문 입법 지체 해소
형식적인 감리 제도 강화해야
세월호 참사가 터진 지 12년. 하지만 참사는 멈추지 않았다. 국민들을 비통에 빠뜨릴 만한 대형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했다. 이유는 불감증과 망각이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지만 이내 잠잠해졌고, 정책적 보완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언제까지 우린 참사 앞에서 무기력해야 할까.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에게 대책을 물었다. 대형사고 10년의 기록, 정책적 대안 두번째 편이다.
☞ 視리즈_대형사고 10년의 기록
1편_우린 참사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2편_'샌드위치 패널' 불편한 사각지대
3편_관리 부실, 늑장 대응… 인재 똑같은 패턴
4편_빨리빨리, 눈 감은 감리… 모두 닮은꼴
5편_묵살, 은폐 … 대형화재 지독한 공식
6편_참사 12년… 관피아는 왜 사라지지 않았나
7편_"사고 막는 비책? 해야 할 일 잘 하라"
8편_법 자체가 '안전망'이어야 한다
![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미흡한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사진은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현장의 모습.[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thescoop1/20260416103658021hrch.jpg)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과 기술은 급변하는 데 이를 법과 제도가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각지대가 대형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화재 사고다.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20년 11건에서 2024년 73건으로 4년 만에 7배 가까이 늘어났다. 2024년엔 차량 800여대가 피해를 입은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가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를 제어할 수 있는 소방 기준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났을 때 화재가 확산하는 것을 막을 방화벽이나 방화 구역 설정, 배연 시설 마련 등의 기준은 여전히 부재하다."
✚ 법적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다는 건데, 예를 들어달라.
"지난해 11월 발생한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를 보면 된다. 63m 높이의 보일러 타워 구조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보일러 타워 구조물을 법적으로 건축물이 아닌 '기계장치'로 분류했다는 점이다. 건축물이었다면 해체계획서를 제출하고,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했다. 좀 더 안전하게 철거 과정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기계장치로 분류한 탓에 이런 과정을 모두 건너뛰었다. 더구나 철거 현장에선 구조물을 아래에서부터 해체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이런 요인이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 대형사고를 막을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안전벨트를 맨다. 가정이나 건물에는 화재에 대비해 소화시설을 마련해 놓는다. 배를 탈 때 구명조끼를 입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대형사고에 대비하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은 여전히 성글기 짝이 없다. 사고에 대비해 안전 기준과 관리 방안을 촘촘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제도나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런 기류가 반짝하고 그친다는 점이다. 사고가 터지면 모두가 분노하지만 일주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린다. 분노와 망각의 반복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thescoop1/20260416103659440qrqi.jpg)
"그렇다. 안전 의식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아직도 안전의 가치보다는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이 앞서 있다. 공사 현장에선 비용을 아끼고 시간을 절감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고착화해야 안전한 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안전하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불편한 게 당연하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감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일례로 건축물이 설계도면대로 지어졌는지 크로스 체크하는 것이 감리 제도다. 감리 제도만 제대로 작동해도 크고 작은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법과 제도적 사각지대도 해소해야 할 것 같다.
"당연하다. 특히 전기차와 같은 신기술 부분의 입법 지체를 해소해야 한다. 사고 후 대책을 마련하는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법적 구조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 법은 사회의 안전망이 돼야 한다.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있다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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