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knnews 2026. 4. 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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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형 자동차 시설, 도시의 품격을 입다 사천IC 통과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 1층 셀프 세차장·2층 자동차 정비공장
이번 프로젝트 건축주와의 만남은 아주 특별했다. 경남 진주에는 목욕 문화가 아주 발달해 있다. 다른 지역에도 있겠지만 정기적으로 목욕탕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다. 심지어 하루에 두 번씩 가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진주 사람들에게 목욕탕은 단순한 위생 공간을 넘어 일상의 쉼표이자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이다. 건축주도 이런 문화 때문인지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만났으며,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또 다른 사업을 준비한다고 했다. 격식 없는 그 자리에서 오간 솔직한 이야기 속에, 건축사로서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이후로 해당 사이트를 선정하고 착공하기까지 거의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에 위치한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전경./유재만 건축사/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에 위치한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전경./유재만 건축사/

◇3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사이트

어느 날 갑자기 건축주로부터 택지 땅이 있는데 자동차 관련 시설(세차장/정비공장) 가능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사이트는 아직 지구단위계획구역이고 곧 택지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자동차 관련 시설도 가능한 용도지역이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를 보고는 너무 많은 부담감이 밀려왔다.

사이트 위치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사천에 들어오는 첫 번째 관문인 사천IC를 통과하면 사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었다. 해당 사이트에 건축물이 완성된다면 건축주와 건축사의 의도와 전혀 무관하게 사천이라는 도시의 첫 이미지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천IC를 나오면 진주와 사천을 이어주는 메인 도로인 국도 3호선과 만나게 된다. 사천IC 교차로는 사천과 진주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며, 사천과 진주를 오갈 때 수없이 많은 차들이 이용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지나던 차가 신호 대기 중이면 한눈에 들어오는 사이트였고, 심지어 주변에 이목을 상쇄시킬 만한 건축물 또한 많지 않다. 이러한 입지 조건이 설계의 방향을 결정짓는 데 가장 큰 변수였다. 동시에, 이 부담감을 역으로 생각하면 사업하시는 분들께는 광고 효과가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면서 과하지 않되 디자인이 좋은 건축물을 설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에 위치한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전경./유재만 건축사/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에 위치한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전경./유재만 건축사/

◇설계 과정

세차장과 정비공장은 자동차 관련 시설이라는 용도로 맥락은 비슷했지만, 건축주가 요구하는 세부 용도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1층은 우리가 한 번쯤은 사용해 본 셀프 세차장, 2층은 자동차를 전문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정비공장이었다. 흔한 용도이고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이용하는 건축물이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건축주의 세부 요구 사항은 기존과 달리 매우 구체적이고 특별했다.
주 출입구.

주 출입구.
1층 세차장 내부 전경.

1층 세차장 내부 전경.
1층 세차장 내부 전경.

1층 세차장 내부 전경.
세차장은 기존 외부에 설치하는 방식이 아닌, 날씨가 덥고 추워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셀프 세차장이었다. 세차장 베이에 들어가 주어진 시간 동안 고압 건, 폼, 에어건, 진공청소 등 풀 패키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계절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쾌적하게 세차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세차장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었다.
주차램프.

주차램프.
2층 정비공장.

2층 정비공장.
정비공장 또한 요즘 대도시에는 빌딩형 정비공장이 많이 들어서고 있지만, 사천에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방식이었다. 기존 정비공장과 달리 샌딩, 퍼티 작업, 도장 작업 등 거의 모든 작업이 부스 안에서 이루어지고, 쇳가루나 먼지 등이 비산되지 않는 형태의 정비공장이었다. 쾌적한 작업 환경과 주변 환경에 대한 배려를 동시에 갖춘 방식이었다.
2층 정비공장.

2층 정비공장.

건축주 입장에서 건축부지, 세차 기기, 정비 기계, 건축물 신축 등 정말 많은 돈이 투자되는 사업인 만큼, 두 기능을 최대한 만족시키면서 수익성도 적극 고려해야 했다. 차량 이동 동선 및 사용자와 관리자의 이동 동선을 적절히 고려한 평면 구성이 중요했고, 세차 기기 업체, 정비 기계 업체와의 긴밀한 협의와 소통이 핵심이었다. 층고 또한 각 업체에서 요구하는 공간 구성에 맞게 설정됐다.

입면 계획에서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입면이 될지 여러 디자인 안을 검토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사천IC에서 나오면 가장 먼저 보게 될 건축물이라 더욱 신경을 썼다. 비용 문제 역시 마감재 선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건축물의 1층과 2층 세부 용도가 다른 특성을 살려, 1층은 구로판(검정색 강판) 느낌의 검정색 패널, 2층은 화이트 계열의 밝은 징크 패널을 사용해 입면을 디자인했다. 패널 시공 시 붙이는 방향(가로·세로)에 따른 하지 철물의 유무와 패널의 두께 차이를 이용해, 같은 면에 시공되지만 색상 차이와 약간의 두께 차이로 덩어리감이 달라 보이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박스형 건축물에서 벗어나 층별로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건축물임을 입면에서도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도록 했다. 2층 정비공장은 직원들이 상주해 일하는 곳이기에, 건축 형태와 어울리도록 가로로 긴 창을 통해 외부 빛의 유입으로 작업 환경을 더욱 밝게 만들었다. 배면이지만 사천IC에서 가장 눈에 띄는 램프 구간은 14m 높이의 수직 루버로 마감해 입면에 깔끔한 패턴을 완성했다.

최종 마감 재료 선정은 시공사에서 준비한 여러 샘플 재료를 검토한 후 결정해 현재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에 위치한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전경./유재만 건축사/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에 위치한 사천IC 워시존 & 진주오토바디샵 전경./유재만 건축사/

◇도시 경관의 일부가 되는 건축물

상업적 건축물의 건축 과정을 소개하는 데 부담이 컸다. 쾌적하고 경관이 조화로운 아름다운 도시에서 살기를 누구나 갈망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우리가 사는 도시는 수많은 건축물이 모여 형성되고, 이러한 건축물들은 도시 경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업적 목적으로 지어지는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도시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공공의 경관 일부가 된다는 사실은 건축사로서 늘 마음에 새기게 되는 대목이다. 이번 기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축물 또한 수많은 건축사들의 깊은 고민을 통해 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이곳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건축물이 되기를 바란다.

◇건축 개요

위 치 : 경상남도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

지역지구 : 일반상업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용 도 : 자동차관련시설(세차장)/자동차관련시설(정비공장)

규 모 : 지상 2층

대지면적 : 1824.90㎡

건축면적 : 1382.02㎡

연 면 적 : 2755.01㎡

외부마감 : 징크패널, 로이복층유리

설계 : 도원GT건축사사무소 김경태 건축사

설계 : 도원GT건축사사무소 김경태 건축사

김경태 건축사 (도원GT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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