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빚어낸 고흐의 숨결… 용산서 열리는 ‘장벽 없는 미술관’

강현철 2026. 4. 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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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흔히 '정적(靜寂) 속의 시각적 향유'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유니원 임혜리 상무는 "지난해 전시에서 시각장애인 관람객들이 명화의 윤곽을 만지며 흘린 눈물은 예술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며 "올해는 더 많은 시민이 장벽 없이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용산의 대표적 문화 거점에서 무료 전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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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원, 장애인의 날 맞아 용산문화재단과 손잡고 20일부터 ‘어두운 미술관’ 특별전

- AI·3D 기술로 명화 20여 점 입체화… 시각장애인 ‘예술 향유권’ 확대

- “보는 전시서 느끼는 전시로”… 장애·비장애 경계 허무는 문화 실험

‘어두운 미술관’ 특별전


미술관은 흔히 ‘정적(靜寂) 속의 시각적 향유’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걸린 캔버스를 눈으로 좇는 것이 관람의 문법이었다. 하지만 오는 20일 서울 용산구 용산문화재단 팝업홀에서 막을 올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은 이 오래된 관습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눈이 아닌 ‘손끝’으로 거장들의 숨결을 마주하게 된다.

마이스(MICE) 전문기업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이하 유니원)와 용산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기획됐다. 지난해 종로구 이음갤러리에서 첫선을 보이며 문화계의 호평을 받았던 전시가 올해는 용산문화재단 출범을 기념해 규모를 키워 돌아왔다.

▲AI가 학습한 고흐의 붓질, 3D로 되살아나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첨단 기술과 인문학적 감수성의 결합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과 ‘폴 가셰 박사의 초상’, 파블로 피카소의 ‘도라 마르의 초상’ 등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명화 20여 점이 전시대를 채운다.

단순한 복제품이 아니다. AI 알고리즘이 원화에 담긴 거장의 붓터치와 물감의 두께, 미세한 명암 차이를 학습한 뒤 이를 3D 기술로 입체화했다. 시각장애인 관람객은 캔버스의 굴곡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하고, 고흐가 격정적으로 휘두른 붓의 궤적을 촉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시각적 정보가 차단된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전달하는 ‘촉각적 번역’인 셈이다.

▲“장애는 장벽이 아니다”… 기업과 단체의 ‘기술 나눔’

전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회 각계의 손길도 모였다.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제작 단계부터 참여해 실질적인 전시 접근성을 점검했다. 글로벌 기업 헨켈코리아는 특수 접착제 등을 후원하며 기술적 구현을 도왔고, 에이블라인드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도 힘을 보탰다.

유니원 임혜리 상무는 “지난해 전시에서 시각장애인 관람객들이 명화의 윤곽을 만지며 흘린 눈물은 예술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며 “올해는 더 많은 시민이 장벽 없이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용산의 대표적 문화 거점에서 무료 전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장애인에겐 ‘감각의 확장’… 30일까지 무료 관람

이번 전시는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특별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각에만 의존해온 예술 감상 방식에서 벗어나 촉각과 청각을 동원하는 과정은,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어두운 미술관’이라는 이름처럼, 관람객들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공감의 장을 경험하게 된다.

전시는 오는 4월 30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용산문화재단 1층 팝업홀을 찾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예약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열리는 이번 특별전이 우리 사회의 문화적 문턱을 한 단계 낮추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현철 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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