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모펀드가 인수한 버섯농원에 무슨 일이…대주주 VS 창업주 소송전

최다은 2026. 4. 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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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행사했더니 주식가치 0원…소송 중 무상감자까지
앵커PE 투자사 닥터애그, 군자농원 농민 주주들과 법적 분쟁
닥터애그 "실적달성 전제로 투자…계약대로 한 것일뿐"
이 기사는 04월 15일 14: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닥터애그 홈페이지

스마트팜 기반 버섯재배 전문 회사 닥터애그가 자회사 농민 주주들과 주식 매수 대금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닥터애그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2016년 인수한 회사로 연 3만톤 이상의 버섯을 생산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자농원 소수 주주들은 대주주 닥터애그를 상대로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군자농원을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 무효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닥터애그는 2021년 군자농원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군자씨와 영농조합법인 원삼포레스트 등 군자농원을 창업한 농민들은 일부 지분을 남긴 채 공동 경영을 이어왔다. 최근 이들이 보유 지분을 닥터애그에 팔고 나가려 했지만 대주주 측이 이들의 지분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분쟁이 격화됐다. 

 소송중에 무상감자 단행...뿔난 농민 주주들

닥터애그는 군자농원을 인수할 때 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농업인들로 구성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돼 10.6%로 줄었다. 인수 계약에는 농민 주주들이 원하는 시기에 보유 지분 전량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이씨 등 소수 주주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풋옵션 행사를 요청했다. 그런데 닥터애그가 선정한 외부 회계법인이 산정한 이들의 지분 가치는 0원이었다. 농민 측은 이 결과가 닥터애그의 의도적인 차입금 확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주식가치 산정 공식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낮을수록, 금융부채(차입금)가 클수록 주식가치가 낮아지는 구조인데, 닥터애그가 경영권을 가져간 이후 군자농원의 차입금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차입금 상당 부분이 닥터애그로부터의 차입이어서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차입금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주식가치를 자의적으로 낮출 수 있는 구조라고 봤다. 기존 주주 측은 "별도의 독립적인 회계법인을 통해 주식가치를 재산정하겠다"고 요청했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식양도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31일 군자농원은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농민 주주 지분만 50%씩 무상소각하는 결의를 진행했다. 닥터애그 측은 계약서에 따라 EBITDA가 목표로 했던  20억원 이하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금흐름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았다는 얘기다.

농민 주주 측은 무상감자를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이 이미 지났다고 반박한다. 계약상 기준기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감자를 완료해야 하는데 그 기한이 3년 이상 지나 무상감자 권리 자체가 소멸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3년간 아무 조치도 하지 않다가 풋옵션을 행사하자 그제서야 꺼내든 것은 권리 남용"이라며 "이미 양도계약이 성립한 주식을 매수인이 자체적으로 소각해버리는 것은 법원 판단도 받기 전에 주주총회로 기정사실화한 명백한 신의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주주 측은 결의취소의 소와 함께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닥터애그 측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

닥터애그는 소수 주주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닥터애그는 "본건은 계약에 따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주식가치 산정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적법하게 산정했다"고 밝혔다. 또, 투자금 80억원 중 53억원이 원삼포레스트 소유 토지·건물 매입에 쓰인 만큼 기존 주주들은 이미 상당 부분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주장한다.

무상감자에 대해서도 닥터애그는 투자 당시 군자농원은 실질적 수익이 거의 없어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한다. 이때 기존 주주 측이 먼저 "EBITDA 2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고, 닥터애그는 이를 전제로 기업가치를 100억원으로 산정해 투자했다는 것이다. 즉, 100억원이라는 기업가치 자체가 EBITDA 20억원 달성을 가정한 숫자였던 만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기존 주주 지분을 무상감자하기로 한 것은 대전제였다는 주장이다.

앵커PE는 2016년 닥터애그를 약 5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매출 119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농가였지만 동종 업체를 추가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볼트온' 전략으로 매출 1000억원 수준의 회사로 키웠다. 군자농원을 비롯해 디에이치팜, 디에이치머쉬, 송이애 등 버섯·농업 법인들을 잇달아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979억원 수준이다. 버섯 재배 농가들을 한데 모아 IoT·AI 기반 스마트팜 플랫폼을 입혀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앵커PE는 2019년부터 닥터애그를 수차례 매각하려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닥터애그를 앵커PE의 잠재 매물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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