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닝캄?”...여행의 아이러니 겨냥한 대한항공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2026. 4. 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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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아이러니로 시작한다.

피로를 풀러왔는데 출발부터 피곤하기 때문이다.

환승 여행일 땐 더하다.

데이빗 페이시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번 인천공항 라운지를 시작으로 뉴욕 JFK 등 해외 주요 거점 라운지도 차례로 리뉴얼할 계획"이라며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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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6석 대형 프레스티지 라운지 오픈
대한항공 서편 라운지
여행은 아이러니로 시작한다. 피로를 풀러왔는데 출발부터 피곤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여행은 더 심하다. 일하기도 전에 피곤하기 때문이다. 환승 여행일 땐 더하다. 아직 도착도 안 했는데 피로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비행기 출발 전 이른 시간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치고 나면 비행기에 오르기도 전에 이미 한 차례 여정을 끝낸 듯한 기분이 든다. 출국이나 환승 전 마지막 ‘쉼’을 기대하며 향하는 라운지는 여행의 질을 가늠하는 첫 관문처럼 느껴진다. 과연 쉬기 위해 왔는데 이렇게 피곤해도 되는 걸까.

최근 대한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선보인 새로운 라운지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지난 15일 리뉴얼을 마친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를 공개하며 ‘줄 서지 않는 편안한 라운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공간은 확연히 넓어졌다. 총 면적은 기존 5105㎡에서 1만2270㎡로 2배 이상 확대됐고 좌석 수도 898석에서 1566석으로 많아졌다. 그간 피크 시간마다 반복되던 대기 줄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데이빗 페이시 대한항공 부사장. 대한항공
이러한 확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폭증할 수요를 염두에 둔 선제 대응이다. 단순히 공간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동선 설계까지 손봤다. 뷔페와 라이브 스테이션을 메인 홀 중앙에 배치하고 양옆으로 식사 공간을 넓게 펼친 구조는 이용객 흐름을 분산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 이용 과정에서도 특정 구간에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프레스티지 라운지에는 음식 역시 ‘양’에서 ‘질’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위스키와 꼬냑, 와인, 수제 맥주까지 별도의 주류 메뉴판을 갖추고 전문 바텐더가 상주한다. 고객 취향에 맞춘 칵테일을 즉석에서 제조하는 모습은 일반적인 공항 라운지의 ‘셀프 서비스’와는 결이 다르다. 여행 전 긴장을 풀기 위한 한 잔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확장된 셈이다.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즉석 피자와 따뜻한 한식이 제공된다. 분기별로 제철 식재료를 반영해 메뉴를 바꾸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이 아니라 출발 전 미각을 환기하는 장소로 기능을 한다. 라면은 없었지만 누들바에서 제공하는 국수와 떡국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커피도 최상급 스페셜티 원두를 공급받았다. 바빈스키 폴바셋 등 유명 바리스타를 심사한 드발롱(de ballon)이 로스팅한 원두라니 그 맛이 달라 보였다. 다만, 에스프레소 잔이 따로 없는 점은 아쉬웠다.

부대시설도 한층 강화됐다. 독립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웰니스 존, 넉넉한 샤워실과 파우더룸, 잠시라도 숙면할 수 있는 공간엔 안마의자 등이 구비되어 장거리 비행 전후의 피로를 덜어준다. 과거 ‘잠깐 머무는 곳’이던 라운지가 이제는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변모한 셈이다. 이만하면 다시 2년에 4번 라운지 이용권을 제공한다는 모닝캄에 도전해볼 이유가 충분하다.

데이빗 페이시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번 인천공항 라운지를 시작으로 뉴욕 JFK 등 해외 주요 거점 라운지도 차례로 리뉴얼할 계획”이라며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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