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욱의 스토리텔러] 박지현의 캘리포니아 드림

정지욱 2026. 4. 1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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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명문 LA 스팍스와 계약한 박지현이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박지현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꿈을 이룬 이의 웃음이었다.

“너무 좋죠.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LA 스팍스와의 계약을 결정한 것은 14일 저녁이었다. 에이전시(에픽스포츠)를 통해 4개 팀과 협상이 오고 갔다. 그전까지 가장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한 팀은 토론토 템포였다. 14일 오후 LA 스팍스에서 계약을 제시했다.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박지현의 선택은 LA 스팍스였다.

“LA 스팍스의 오퍼를 받고는 고민할 것 없었어요. 제가 꿈꾸던 팀이었거든요. 중학교 때 농구협회에서 LA로 캠프를 보내줬었어요. 캠프 기간에 WNBA 경기장(크립토닷컴 아레나)에 가서 LA 스팍스의 경기를 봤어요. 제가 WNBA 경기를 처음 본 팀이 LA 스팍스에요. 당시에 캔디스 파커가 간판선수였어요. 너무 환상적이었어요. 어린 마음에 그 선수를 동경하면서 ‘나도 저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제 꿈의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그 팀에서 오퍼가 오다니... 너무 꿈만 같았어요. 많이 고민하지 않고 김병욱 대표님(에픽스포츠 대표)에게 LA 스팍스로 가겠다고 했어요.”

결정과 함께 계약이 빠르게 진행됐다. 14일 밤 LA 스팍스가 보내온 계약서에 사인했다. 사인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LA 스팍스는 15일 LA 행 비행기 티켓(비즈니스 클래스)을 보내줬다. 곧장 짐을 쌌다.

16일 본지를 통해 박지현의 LA 스팍스 계약 기사가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단도 소셜미디어와 홈페이지를 통해 계약 소식을 공식화했다.

“계약 기사가 나가고 주변에서 축하 연락이 엄청 많이 왔어요. 아직 답장을 다 하지 못했을 정도로요. 하루 아침에 이렇게 바뀔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시고 축하해 주셨어요.”

이를 위해 먼길을 돌아왔다. 안정적인 선택을 두고 험지를 걸어왔다. 국내(WKBL)에 있었다면 마음 편히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최고 수준의 선수로 평가를 받았겠지만, 이를 포기하고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등 주목받지 못한 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수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다잡았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너무 많았죠.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결과가 어떨지 앞길이 보이는게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포기해 버리면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희망을 줄 수가 없잖아요. ‘한국선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서라도 포기를 못하겠더라고요.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수가 되자는 메시지를 적어 놓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적어놓은걸 다시 보면서 버텨왔어요.”

WNBA 계약을 따냈지만, 종착지가 아니다. 새로운 출발점에 섰을 뿐이다. 팀 내에서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혀야 한다. 한국에서는 국가대표 선수지만, LA 스팍스에서는 막 계약한 루키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경기 출전도 쉽지 않다. 18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으로 시범경기를 거쳐 레귤러시즌 엔트리에 들어야 한다.

“해외에서 2년간 뛰면서 경쟁을 해온 경험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믿고 싶어요. 제가 여기까지 온 밑거름이기도 하고요. 힘들었지만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아직도 꿈을 꾸는 기분이지만, 비행기 타고 이동하는 시간동안 그 꿈에서 깨어나야죠. 현실을 봐야하고, 경쟁을 해서 잘 자리잡고 싶어요.”

박지현은 LA에 도착해 구단에서 제공한 숙소에 짐을 푼 뒤 곧바로 샌디에이고로 이동해 트레이닝캠프에 합류한다. 최고의 무대에 서기 위한 꿈의 또 다른 시작점에 선 그다.

“꼭 경기에 뛰면서 팬들에게 더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꿈에만 그리던 기회가 왔으니, 최선을 다해 그 기회를 잡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박지현의 캘리포니아 드림이 시작됐다. 

 



사진=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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