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주민들 “올림픽 유산 파괴 중단하라”…알파인경기장 존치 거듭 요구

김세훈 기자 2026. 4. 1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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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주민들이 15일 정선알파인센터 보행광장에서 정선 알파인경기장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인 정선 알파인경기장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먼저 집단 행동에 나서며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민들은 “국가자산 훼손과 혈세 낭비”를 주장하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주민들과 동계체육인들은 지난 15일 정선알파인센터 보행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가리왕산 국가정원이라는 명목 아래 소중한 국가자산을 영구적으로 파괴하려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실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의 개입을 촉구하며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중단을 요구했다.

주민들이 제기한 핵심 쟁점은 절차적 정당성과 경제성 문제다. 이들은 산림청이 추진한 연구용역과 공론화 과정에서 스포츠 전문가와 지역 주민 대표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주장하며 “이해당사자를 배제한 협의는 공론화로 볼 수 없고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일부 환경단체와 특정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밀실 논의’로 운영됐다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경제성 논란 역시 불씨를 키우고 있다. 주민 측은 “스키장 활용 시 경제성(B/C)이 1.43으로 나타났음에도 이를 배제하고, 경제성이 0.71에 불과한 국가정원 조성에 추가로 1250억 원을 투입하려 한다”며 “이미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시설을 철거하는 것은 행정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들은 정선 알파인경기장이 “한반도 유일의 국제 규격 알파인 경기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철거는 올림픽 유산을 사실상 매몰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2023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권고한 ‘이해당사자 참여 공론화’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주민들이 15일 정선알파인센터 보행광장에서 정선 알파인경기장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 같은 지역 여론에 체육계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선 알파인경기장 철거 계획에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체육회는 “선수의 훈련권 보장과 동계스포츠 활성화, 국제대회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당 시설을 스키장으로 존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단순한 시설 존치 여부를 넘어, 올림픽 유산 활용 방식과 국가 스포츠 정책, 지역 개발 모델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민과 체육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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