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고소' 엔씨 강수 뒀지만…"직접 해봐라" 부글부글

홍민성 2026. 4. 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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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고소한 엔씨' 소식 알려지자
"직접 접속해보세요"…유저들 부글
'600만 계정·100회 제재' 철퇴 내렸는데
법도 게임사도 매크로 척결엔 역부족
생성형 AI 클로드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엔씨가 리니지 클래식을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 논란에 칼을 빼든 가운데 여론은 회사가 기대한 방향과는 다르게 흐르는 분위기다. 불법 프로그램(매크로)과 작업장 대응을 지적하는 문제의식 자체에는 공감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아서다.

"직접 접속해보세요"…유저들 '부글'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구독자 약 29만명을 보유한 게임 유튜버 A씨를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엔씨는 A씨가 리니지 클래식에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를 방치하고, 이를 신고한 정상 이용자들까지 근거 없이 제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내부 데이터 분석과 사내외 전문가 검토를 거쳐 관련 주장이 명백한 허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용자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 영상 반응 등을 종합하면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응징' 구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크지 않다. 상당수 이용자는 문제 제기의 사실관계는 수사와 소명 절차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면서도, 리니지 클래식 내 매크로 문제 자체는 이미 체감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자경단까지 등장…누적된 불만이 역풍으로

리니지 클래식. / 사진=유튜브 캡처


이 같은 분위기는 리니지 클래식 이용자들이 게임 내 작업장 대응에 직접 나서는 이른바 '자경단' 콘텐츠가 화제가 됐던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간 일부 유튜버들은 "우리가 직접 대응하는 것"이라며 매크로 의심 캐릭터를 견제하는 영상을 잇달아 올려왔다. 리니지 클래식은 자동사냥보다 수동 조작 비중이 큰 하드코어 MMORPG인 만큼 이른바 '작업장'(불법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계정 운영방식) 문제는 일반 이용자의 사냥 동선과 아이템 가치, 플레이 경험을 직접 훼손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만큼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는 얘기다.

피소된 A씨도 영상을 올려 맞대응에 나섰다. 그는 "고소와 관련한 서면이나 이메일을 전혀 받지 못해 어느 부분이 정확히 허위사실인지 공식적으로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일부 보도와 정황을 근거로 고소 배경을 추정하면서, 향후 경찰 조사에서 유저 제보와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엔씨가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회사는 리니지 클래식 출시 이후 불법 프로그램 근절 캠페인을 진행하고, 총 100회가 넘는 제재를 통해 600만개 이상 계정을 조치했다. 이용자 신고를 유도하는 클린 캠페인을 진행하고 관련 결과도 공지해왔다. 다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대규모 제재 공지와 실제 체감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때문에 이번 고소가 사실관계 정정을 넘어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대응이 오히려 부정적 여론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 대응이 정당한 권리 행사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반응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사 혼자 싸우는 구조…법적 공백이 근본 문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매크로 문제는 개별 게임사 대응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사안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리니지 클래식은 게임 내 재화 가치가 높아 작업장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큰 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작업장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게임사가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제재하더라도 신규 계정이 다시 유입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 유출된 개인정보나 각종 우회 수단을 활용해 계정을 계속 만들어내는 구조라 제재만으로는 문제를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는 게 설명이다. 게임사의 대응 의지와는 별개로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매크로 문제는 리니지 클래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MMORPG 전반에서 반복돼온 난제로 꼽힌다. 기존 클라이언트를 파고드는 형태의 불법 프로그램은 기술적으로 원천 차단이 쉽지 않고, 현행법상 이용자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미비하다. 하지만 이번에 반발한 리니지 클래식 이용자들은 체감상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가 원인 해소보다 법적 대응에 먼저 나선 것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게임법은 불법 프로그램을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 매크로를 사는 것도, 쓰는 것도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다. 게임사가 계정 정지 외에 이렇다 할 방법이 없는 구조적 이유다. 국회에서도 "이제는 이용자도 규제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용자 제재 법안이 발의됐으나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작업장 대부분이 가상사설망(VPN)과 도용 개인정보를 활용한 해외 조직인 탓에 국내 입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엔씨는 게임 플레이와 운영에 대한 비판은 감수하되,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씨는 "게임 플레이와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개발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원활한 서비스를 저해하는 허위사실 유포 행위, 악의적인 비방과 욕설은 게임 이용자와 지식재산권(IP), 임직원 보호를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또 "실제 내용과 무관한 자극적인 제목과 이미지로 시청자를 유인하는 게시물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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