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글로벌 매출 2년새 5배 급증…유한양행, 올 로열티 수입 최고치 찍는다
4700만→2.6억弗 역대 최대 매출
NCCN 1차 치료 가이드라인 등재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 처방 증가
SC제형 도입 투약 편의성도 개선
하반기 mOS 데이터 공개가 변수
생존 2년연장 확인땐 처방 본격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를 함께 사용하는 요법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2년 만에 글로벌 매출이 5배 이상 커지며 차세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인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데이터가 차세대 표준 치료로의 도약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J&J는 14일(현지 시간)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올 1분기 글로벌 매출액 2억 5700만 달러(약 3782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1억 4100만 달러) 대비 82.7% 증가한 수치로, 2024년 1분기(47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매출은 분기마다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4년 1분기 4700만 달러로 출발한 분기 매출은 같은 해 4분기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5년 들어서는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2025년 1분기 1억 4100만 달러, 2분기 1억 8000만 달러, 3분기 1억 9700만 달러, 4분기 2억 1600만 달러로 매 분기 외형이 확대됐다. 올 1분기에는 2억 5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미국 시장이다. 올 1분기 미국 매출은 1억 7500만 달러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한 수치다. 2024년 1분기 3600만 달러에서 불과 2년 만에 5배 가까이 뛴 셈이다.
J&J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항암제와 신경계 치료제 사업부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혁신 신약 부문 매출이 7.4% 성장했다”며 “신규 출시 효과로 리브리반트·렉라자 매출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치료 접근성 개선과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이 1차 권고 요법으로 등재되며 표준 치료로서의 기반을 확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현재 NCCN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단독요법,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요법,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 등 세 가지 요법이 등재돼 있다.
투약 편의성 개선도 처방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이던 리브리반트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피하주사(SC) 제형 허가를 획득했고, 2026년 2월에는 월 1회 투여 방식으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기존 격주 정맥주사 방식에서 월 1회 5분 내외의 피하주사 투여로 바뀌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다. SC 제형 플랫폼을 제공하는 할로자임은 올해 초 연간 로열티 수익 전망치가 1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리브리반트 SC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시장의 시선은 올 하반기 공개가 예상되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데이터에 쏠려 있다. 현재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mOS는 36.7개월,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은 47.5개월로 알려졌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J&J는 지난해 초 타그리소 대비 12개월에 가까운 생존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2025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데이터에서도 아시아 환자 하위군에서 mOS를 1년 이상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올해 하반기 병용요법의 mOS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타그리소 대비 2년에 가까운 생존 연장을 공식 데이터로 확인하게 된다면 병용요법 처방 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ASCO·ESMO 등 주요 학회에서 mOS 확정값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의 수익 증가도 기대된다. 회사는 렉라자의 개발·허가에 따른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과 별개로 매출 연동 로열티를 수령하는 구조다. 지난해 유한양행이 받은 렉라자 로열티는 약 100억 원으로,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1101억 원)의 약 9%에 해당한다.
렉라자 매출 확대의 수혜는 유한양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J&J 자회사 얀센으로부터 유입되는 수익은 유한양행 60%,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각각 20%씩 배분받는 구조다.
다만 시장 침투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처방 데이터(TRx)를 보면 기존 표준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리브리반트 SC 제형의 처방 확대는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재원 iM증권 연구원은 “타그리소의 투약 편의성을 극복할 만큼의 우수한 생존 데이터를 숫자로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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