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에서 급전직하 삼천당제약… 천당과 지옥 오간 개미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2026. 4.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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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 주가조작 논란 등으로 3일 만에 주가 반토막
삼천당제약 본사. 삼천당제약 제공
"삼천당제약 주가 폭락 때문에 바이오 섹터 신뢰도가 떨어져 다른 기업 주주들도 피눈물을 흘렸다. 이런 주식은 바이오업계에 백해무익. 빨리 시장에서 사라져줘라."

"늦어도 4~5일 안에 특허권 이전이 완료되면 상한가가 나올 거라고 믿고 있다. 난 이 주식 계속 들고 간다."

4월 15일 주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삼천당제약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엇갈린 시선이다. 먹는 비만·당뇨치료제 제네릭(복제약) 기대감으로 3월 30일 장중 123만3000원까지 치솟았던 삼천당제약 주가가 사흘 만인 4월 2일 종가 기준 60만9000원까지 내려앉았다(그래프 참조). 3월 31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 원 이상) 지위를 4거래일 만에 반납했고, 4월 1일에는 처음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른 지 8거래일 만에 시가총액 4위로 밀려났다.

4거래일 만에 황제주 반납

주가 급락의 도화선은 3월 30일 정규장이 마감된 후 발표된 공시였다. 삼천당제약은 해당 공시에서 경구용 비만·당뇨치료제와 관련해 약 1억 달러(약 147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향후 판매 수익의 90%를 받는 독점계약을 미국 파트너사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의 정체를 영업상 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투명성 문제가 불거졌다.

또 공시 전에 삼천당제약이 "미국 파트너사와 15조 원어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과 달리 실제 공시에는 약 1500억 원 규모 마일스톤만 기재돼 "계약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삼천당제약은 3월 31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1500억 원은 이번 계약의 전체 규모가 아니라 마일스톤이며, 파트너사가 예상한 계약 기간 매출은 15조 원으로 삼천당제약은 그중 순이익의 90%를 수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31일에는 삼천당제약이 주가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블로거를 고발하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가 삼천당제약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내린 것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이 2월에 공시가 아닌 보도 자료로만 실적 전망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였으나,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한국거래소가 불을 지핀 모양새가 돼버렸다.

삼천당제약 최대주주인 전인석 대표가 2500억 원어치 주식 매각 계획을 밝힌 것도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전 대표는 3월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세금 규모와 납부 일정 등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주식을 매각하는 것으로, 회사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별개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대주주의 대량 매도를 주가 고점 신호로 받아들였다. 과거 신풍제약, 신라젠 등 일부 바이오 기업이 대주주의 대량 지분 매각 후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전 대표는 4월 6일 공시를 통해 주식 매도 계획을 철회했다.

잇달은 논란에 삼천당제약은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4월 2일 발표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악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음 날 주가가 6.4%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6일 기자간담회가 마무리된 후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삼천당제약의 핵심 기술인 'S-PASS'에 대한 설명 및 질의응답을 외부 인사인 석상제 디오스파마 대표가 맡으면서 "회사 책임 구조가 불명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석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름과 직책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S-PASS는 삼천당제약이 주사형 약물을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하는 플랫폼 기술로, 올해 주가 급등을 이끈 핵심 요인이다.

S-PASS 특허권 취득 추진에 주가 소폭 반등

4월 15일 삼천당제약 주가는 6.73% 상승해 55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천당제약이 S-PASS의 특허권 이전·취득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주가가 반등한 것이다. 회사는 그동안 S-PASS에 대한 권리관계가 불확실하다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S-PASS 특허 출원인이 대만 기업 서밋바이오테크이고 삼천당제약은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글로벌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견제를 피하고자 대만 서밋바이오테크를 특허 출원인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는 4월 23일 결정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누적 벌점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한편 삼천당제약이 유럽 임상시험 규정(CTR)에 따라 시험계획(CTA)을 제출한 경구용 인슐린 후보물질의 임상 1·2상 결과는 올해 말 나올 예정이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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