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다빵 '카피캣 전쟁'
"용기·구성까지 모방" 주장
디자인·영업비밀 침해 여부 쟁점
"업계 베끼기 관행 뿌리 뽑아야"
2017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핫도그 열풍’을 일으켰던 명랑핫도그의 미투(유사) 브랜드는 13개에 달했다. 수많은 카피 제품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명랑핫도그는 핫도그 한 우물을 파 1년에 2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최근 명랑핫도그는 처음으로 ‘막대가 꽂혀 있지 않은’ 빵 사업에 진출했다. 300가지가 넘는 튀긴 빵 메뉴를 테스트하며 연구·개발한 결과 나온 메뉴가 ‘사라다빵’이다. 지난해 11월 ‘쏘쏘사라다’를 선보였다. 하지만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포장 용기, 로고 디자인까지 흡사한 ‘케이찹사라다’가 나타나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기 시작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명랑핫도그를 운영하는 명랑시대외식청년창업협동조합(명랑시대)은 지난 7일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에 주식회사 함께그린과 그 대표이사 정모씨 등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함께그린은 케이찹사라다의 가맹사업 법인이다.
명랑시대는 케이찹사라다가 쏘쏘사라다를 그대로 베낀 브랜드라고 주장했다. 통상적인 사라다빵은 길쭉한 빵을 베이스로 하는데, 쏘쏘사라다는 지름 9㎝, 두께 약 5㎝의 둥근 도넛 모양이다. 명랑시대 관계자는 “수 차례 반죽 배합과 성형 테스트를 거친 끝에 개발한 독창적인 형태”라며 “케이찹사라다의 사라다빵이 이를 베꼈다”고 말했다.
포장 용기 디자인도 비슷하다. 명랑시대는 속 재료가 돌출된 둥근 모양의 사라다빵을 담아낼 오픈형 박스를 자체 개발했다. 패키지 전문업체 참존박스와 장기간 협업해 수 차례 도면을 수정하고 시제품 테스트를 거친 결과다. 쏘쏘사라다 로고가 인쇄된 ‘메뉴픽’을 빵 상단에 꽂아 시각적인 포인트를 줬다.
명랑시대에 따르면 사라다빵과 포장 용기를 개발하는 데 투자한 금액은 5억~6억원이다. 이날 기준 전국의 쏘쏘사라다 가맹점은 11곳, 케이찹사라다는 28곳이다. 명랑시대 측은 “카피캣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시장 안착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케이찹사라다 측은 고소 사실과 관련해 “현재 파악 중”이라며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내에서 ‘원조’ 브랜드가 ‘카피’를 상대로 벌인 법적 공방에서 승소한 사례는 많지 않다. 외관의 유사성만으로 위법한 모방 행위임이 인정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벌집 아이스크림을 처음 개발한 소프트리가 자사 제품을 모방한 밀크카우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고기 프랜차이즈 이차돌을 운영하던 다름플러스가 일차돌이라는 모방 브랜드를 낸 서래스터를 상대로 법정 싸움에 나서 이긴 사례도 있기는 하다. 30년 넘게 메로나를 판매한 빙그레가 메론바를 출시한 서주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서주가 승소한 1심 판결이 2심에서 뒤집혔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카피 브랜드가 품질 관리에 실패하면 원조 회사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본다”며 “무형의 IP가 지닌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의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 매체는 지난 4월 15일 '[단독] "줄 서서 먹었는데…" 사라다빵 '카피캣 전쟁' 터졌다' 제목의 기사 등에서 명랑핫도그를 운영하는 명랑시대가 케이찹사라다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함께그린이 쏘쏘사라다를 모방했다며 고소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주식회사 함께그린은 "케이찹사라다는 2021년부터 도넛 관련 외식사업을 영위해 온 공동 사업자 김지태의 사업 경험과 레시피를 근간으로 상당 기간 준비를 거쳐 자사 브랜드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타사의 제품을 모방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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