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조정 성공→다시 할게요"…헛도는 신도시 교통대책
작년 '조정성공' 이라더니 올해 또 중재 나서기도
조정안 거부해도 '강제력' 없어 '한계' 지적
정부가 신도시 교통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이해관계자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마련한 태스크포스(TF)를 올해도 운영한다. 신도시 주민의 교통불편을 줄여주는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조정에 '강제력'이 없어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조정 성공 사례'로 발표한 사안이 올해 다시 갈등조정 대상 사업이 되는 황당한 사례도 빈번하다.

'신도시 교통대책 신속추진TF' 올해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본부에서 '신도시 교통대책 신속추진 TF'의 올해 첫 회의를 열었다. 서울시·인천시·하남시·LH·인천도시공사(iH)·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관계기관이 회의에 참여해 교통대책을 논의했다.
올해 TF는 '광역교통 개선대책' 가운데 주요 36개 사업을 집중 관리하면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및 신속한 인허가 등을 통해 교통망 구축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표적 사례는 위례 신교통수단(트램), 위례신사선이다.올해 12월 정식 운행을 예고하고 있는 위례선 트램은 현재 안전 문제를 이유로 경찰청과 협의가 진행중이다. 트램 사업은 2008년 3월 확정된 '위례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담겼던 것.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변화한 여건과 관계기관 요청, 타당성 재검토 지적 등이 잇따르면서 추진 자체가 장기간 지지부진했다.
TF는 또한 기존 사업 중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업(16개)과 신규 선정사업(20개) 등 36개 사업을 갈등조정형, 신속 인허가형, 직접 인허가형으로 구분해 사업 전반에 걸쳐 점검·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대광위는 관계기관 간 이견 발생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갈등조정형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광위는 이 TF를 통해 2024년에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32개 사업을 관리하면서 14건의 갈등사업을 조정했고, 지난해는 수도권 및 지방권을 대상으로 28개 사업을 선정해 관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10월 개정 시행되고 있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광역교통법)'에 따라 신설된 갈등조정 절차, 주요 도로사업계획의 국토교통부 직접 인허가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사업 속도를 정상궤도에 올리는 성과도 있었다고 했다.

"경의중앙선 사업, 갈등조정 성과"라더니
이런 '성과'는 지난해 11월 대광위가 '신도시 교통대책 TF, 현장 협업 강화로 갈등사업 조정 성과'라는 제목으로 상세히 발표한 바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 경의중앙선 및 경춘선 역사신설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대광위는 당시 "역사 신설 초기 운영손실비 부담 주체와 관련, 지자체-사업시행자 간 장기간 이어진 갈등에 대해 신설된 갈등조정 절차를 진행해 대광위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올해 TF가 지정한 '갈등조정형' 관리 대상 사업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2024년부터 관리 대상 사업으로 지정된 것이 그대로다. 대광위가 5개월 전 '성과'라고 했던 조정을 이해관계자들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 기관이 남양주시, LH, 코레일 등 3곳 이상인데다 모든 기관 의견이 다른 까닭에 합의가 쉽지 않아 길어지고 있다"며 "어떤 기관이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면서 기존 역사까지 안 되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는 개정 광역교통법이 조정과 관련해 강제력을 명시하지 않은 탓이 크다. 이 법엔 "확정된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상호 간에 의견이 달라 광역교통 개선대책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중략) 조정 결과를 통보받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개발사업의 시행자 및 관계 공공기관의 장은 해당 조정 결과를 충실히 이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조정안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더 명확한 제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 한계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정안을 따르지 않는 게 사회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행위는 아니다. 일방이 과도하게 피해를 보는 조정안은 상대방이 쉽게 수긍하기 어렵기도 하다"며 "큰 틀은 합의하고 세부사항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정안 거부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조율해 대안을 찾고 필요하면 제도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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