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톺아보기] ‘박카스’에 갇힌 동아 3세 강정석…尹 사면복권에도 신사업·주가 ‘제자리’
박카스 매출 약 3000억, 현금거래 비중 높아...‘제2 박카스’ 부재
음료·건기식 정체, 바이오 성과 미미
주가 8만~12만원 박스권…성장 동력 부재에 보수 논란까지
‘박카스 신화’로 성장한 동아쏘시오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정체의 늪에 빠졌다. 창업 이후 수십 년간 안정적인 현금창출 구조 덕분에 몸집은 키웠지만, 바이오기업으로의 전환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 신뢰 회복도 지연되는 모습이다.
오너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횡령·리베이트로 ‘박카스 신화’에 찬물…尹 특별사면으로 경영 복귀
동아쏘시오그룹은 1932년 동아제약으로 출발해 ‘박카스’를 앞세워 성장한 대표적인 제약사다.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사업을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동아제약으로 분리했고 현재 2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외형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4298억원, 영업이익은 19.1% 늘어난 978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수익 구조의 질적 변화는 제한적이다. 그룹의 실질적인 수익 기반이 여전히 박카스에 크게 의존하면서 ‘박카스 기업’ 꼬리표를 벗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오너 3세인 강정석 회장이 있다. 그는 지주사 지분 29.2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2.59%에 달한다. 창업주 고(故) 강중희의 손자이자 고 강신호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로,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한 뒤 동아오츠카 대표, 동아제약 부사장을 거쳐 2013년 지주사 대표에 올라 13년간 그룹을 이끌고 있다.
경영권 승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강 명예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전 부회장이 있었지만, 2000년대 초 광동제약의 ‘비타500’ 등장으로 박카스 매출이 흔들리면서 경영진 교체가 이뤄졌고, 2017년 강 회장이 취임했다.
그러나 강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법정 구속되면서 그룹은 창사 8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강 회장은 2017년 횡령 및 병·의원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8년 징역 2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2020년 출소 이후 취업 제한으로 경영 복귀가 막혔지만,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 강정석 회장은 ESG와 연구개발(R&D)을 앞세워 이미지 쇄신에 집중해 왔다. 그룹 지속가능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사회책임경영과 신약 개발 전략을 지원하며, 온기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가마솥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냉정하다. 오너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의 뚜렷한 사업 성과가 뒤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2 박카스’ 없다…사업 다각화에도 미래 먹거리 ‘부재’
동아쏘시오그룹의 실적 구조를 보면 박카스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726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86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박카스 매출은 약 2700억원으로 전체의 19.43%를 차지하며 최대 비중을 유지했다. 2023년 23.14%, 2024년 20.23% 대비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수익원이다. 오쏘몰(8.35%), 판피린(3.32%) 등이 뒤를 이었다.
박카스는 약국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인 동시에 사업 확장성과 투명성 측면에서는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그룹은 박카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형 브랜드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다. 제2 박카스로 기대를 모았던 ‘얼박사(얼음 박카스 사이다)’는 지난해 198억원 매출에 그쳤고, 에너지드링크를 둘러싼 초가공식품 우려까지 겹치며 올해 400억원 이상 매출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오쏘몰 역시 지난해 매출이 약 8%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박카스를 대체할 뚜렷한 미래 먹거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전문의약품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 역시 외형과 내실의 괴리가 뚜렷하다. 매출은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원가율 상승과 R&D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고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할 만한 신약 성과나 기술이전 실적이 부족한 상황이다.
바이오 사업은 더딘 수준을 넘어 존재감 자체가 미미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이뮬도사’는 지난해 8월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점유율이 여전히 0.2% 수준에 머물며 실적 기여도가 제한적이다.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전략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는 2016년 ‘박카스’ 누적 판매량 200억병 돌파 기대감에 18만원 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강 회장의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며 약 60% 급락했다.
14일 종가 기준 주가는 9만6800원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2020년 이후로는 8만~12만원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상상인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 수준까지 하락하며 장기 박스권 하단에 머물러 있다.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이벤트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강 회장의 보수 문제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강정석 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 총액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23억원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기본급(18억9500만원) 기준 최고 수준이다. 반면 전문경영인인 김민영 대표는 약 6억1000만원, 정재훈 대표는 8억1900만원을 수령해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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