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무덤’ 에인절스에 드디어 에이스 등장? 시즌 초반 지배하는 소리아노[슬로우볼]

안형준 2026. 4.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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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빅리그 3년, 투구에 완전히 눈을 뜬 것일까. 소리아노가 압도적인 초반을 보내고 있다.

LA 에인절스는 4월 15일(한국시간)까지 시즌 9승 9패를 기록했다. 정확히 승률 5할. 아직 너무도 초반이지만 오타니 쇼헤이(현 LAD)도 이끌지 못했던 승률 5할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과 타격 생산성은 뛰어난 마이크 트라웃, 잭 네토, 호르헤 솔레어의 3인방, 이들의 부족한 정교함을 채워주고 있는 조 아델 등 타선이 힘을 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보다 더 압도적인 모습으로 팀을 이끄는 이가 있다. 바로 '승률 100%'의 특급 에이스 호세 소리아노다.

에인절스의 올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였던 소리아노는 시즌 첫 4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4경기 4승. 에인절스가 올시즌 거둔 9승 중 거의 절반인 4승을 소리아노가 챙긴 것이다. 단지 승리만 따낸 것이 아니다. 4경기에서 27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했다. 4번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물론 실점도 단 1점 뿐이다. 탈삼진 31개를 기록했고 볼넷은 9개를 허용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개막전을 6이닝 무실점 승리로 장식한 소리아노는 두 번째 등판에서도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세 번째 등판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 1개를 허용해 8이닝 1실점 승리를 거뒀고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머쥐었다.

현재 소리아노는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 투구 이닝 4위, 탈삼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단 셋 뿐인 선발투수 중 하나. 그 중 선발 등판을 4번 한 선수는 소리아노 뿐이다.

투구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소리아노는 4번의 등판에서 안타를 단 9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15일까지 20이닝 이상을 던진 43명의 투수 중 가장 적은 피안타를 기록 중이다. 0.103의 피안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 0.67의 WHIP(이닝 당 출루허용)도 전체 2위다. 1위인 드류 라스무센(TB, 0.56)의 투구 이닝이 11이닝이나 적은 것(16이닝)을 감안하면 소리아노의 초반 페이스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다.

다만 세이버 매트릭스가 측정한 지표들은 물론 좋지만 압도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제공하는 여러 주요 투수 지표 중 소리아노가 상위 10%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시속 97.5마일, 상위 10%), 땅볼 비율(61.4%, 상위 6%) 뿐이다.

기대 평균자책점(2.79), 기대 피안타율(0.200)은 상위권이지만 상위 20% 수준. 탈삼진 능력은 준수하지만 볼넷 허용율은 리그 중위권이다. 많은 땅볼 유도로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33.3%의 강타 허용율은 중상위권이고 10.5%의 배럴타구 허용율은 리그 하위권이다. 향후 성적이 나빠질 위험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해도 빼어난 모습임은 분명하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1998년생 우완 소리아노는 기대주였지만 특급 유망주까지는 아니었다. TOP 100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도 없고 마이너리그도 더블A 이하 레벨에서만 7시즌을 보내며 87경기 278이닝, 11승 22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데뷔해 연착륙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확실한 에이스의 재목은 아니었다.

2023년 데뷔시즌 불펜에서 38경기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고 2024시즌에는 선발진에 안착해 22경기 113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지난해 31경기 169이닝을 투구해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했지만 10승 11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그리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첫 3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91경기(51GS) 324이닝, 17승 21패, 평균자책점 3.89. 에이스보다는 3선발 정도의 재목이었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력과 탈삼진 능력이 아쉽고 강한 타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투수였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완벽히 달라진 모습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소리아노는 지난해에 비해 포심의 움직임이 좋아졌고 싱커, 스플리터, 스플링커 등 변형 패스트볼 유형 변화구의 낙차가 커졌다. 그동안 던지던 너클커브는 낙차가 줄어든 대신 구속이 빨라져 '파워 커브' 형태가 됐다. 슬라이더 역시 변화각이 줄어든 대신 구속이 올랐다. 소리아노는 싱커를 주무기로 활용하는 싱커 투수. 가장 중요한 변형 패스트볼의 향상이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인절스는 약 10년간 '투수의 무덤'이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시즌 규정이닝, 4.00 미만의 평균자책점, 10승'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가 2022년의 오타니 쇼헤이, 2024년의 타일러 앤더슨 단 두 명 밖에 없었다. 오타니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에이스라 부를 수 있는 투수도 없었던 에인절스였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채 30이닝도 소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피칭에 기대감도 오르고 있다. 과연 소리아노가 C.J. 윌슨, 제러드 위버, 개럿 리처즈 등 이후로 사실상 끊겼던 에인절스의 '에이스' 명맥을 이어가는 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호세 소리아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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