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하겠다” 한마디에 상품권 60만원…모르면 ‘호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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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약정이 끝났는데도 KT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D씨와 달리 사실 인터넷·TV 시장에서는 해지를 통보하는 것만으로 통신사로부터 수십만 원짜리 상품권을 받아내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A씨의 경우는 3년 약정 종료 시점에 해지를 신청했다가 SK브로드밴드로부터 1년 약정 조건으로 20만원 상당의 OK캐시백 포인트를 제안받고 이를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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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인터넷을 10년 넘게 사용해 온 40대 D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3년 약정이 끝났는데도 KT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약정 종료 후에도 약정할인이 사라진 기존 요금을 그대로 냈다. 인터넷서비스 업체를 바꾸려고 해지 연락을 하고서야 비싼 요금제를 써왔던 것을 알게 됐다.
D씨와 달리 사실 인터넷·TV 시장에서는 해지를 통보하는 것만으로 통신사로부터 수십만 원짜리 상품권을 받아내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LG헬로비전·KT스카이라이프 등 유선사업자는 인터넷·TV 가입 시 상품권·네이버페이 포인트·OK캐시백 포인트 등 현금성 자산을 고객에게 지급하고 있다. 단 혜택을 아는 고객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다.
휴대폰 시장과 같은 공시지원금이 없는 인터넷·TV 시장의 경우 상품권이 일종의 유통망 지원금 역할을 한다. 지원 주체는 대리점이지만, 본사에서 대리점에 재원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체리피커(얌체 소비자)'는 통신사가 해지를 꺼린다는 점을 역이용한다. 해지를 통보한 뒤 흥정으로 상품권 등 현금성 자산을 받아낸다.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해지방어 성공담'이 넘쳐난다. 해지방어란 고객 해지를 막고 약정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통신사 정책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액수는 적지 않다. A씨의 경우는 3년 약정 종료 시점에 해지를 신청했다가 SK브로드밴드로부터 1년 약정 조건으로 20만원 상당의 OK캐시백 포인트를 제안받고 이를 수락했다.
B씨의 경우는 LG유플러스에 "SK브로드밴드에서 상품권 50만원을 주기로 했다"고 통보한 뒤 LG유플러스로부터 60만원을 받아냈다. C씨는 KT로부터 요금제 1만2000원 할인+5만원 상품권, 49만원 상품권, 월 3300원 할인+39만원 상품권 중 하나를 고르라는 제안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다이렉트샵 같은 본사 직영점이 오프라인 대리점보다 상품권 지급 금액이 큰 편이다"라며 "대리점이 고객을 유치하면 본사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직영점은 수수료가 없으니 그만큼 상품권 액수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구조를 아는 고객과 모르는 고객 사이의 격차다. 같은 요금을 내면서도 한쪽은 수십만 원을 챙기고 다른 쪽은 약정이 끝난 줄도 모른 채 비싼 요금을 계속 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정보 격차만으로 수십만 원의 혜택이 갈린다. 이를 단순히 발품의 대가로 보기엔 구조적 불공정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객만 이득을 보는 구조이긴 하지만 그만큼 발품을 판 대가로 봐야 한다"며 "본사 차원에서 해지방어팀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는다. 본사라고 소개해도 실제로는 대리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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