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관리에 도움주는 건기식은?

김홍진 기자 2026. 4. 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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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건강기능식품 (1)
ChatGPT 생성 이미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맞춤형 영양 관리 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 고혈압 유병률은 30.7%에 이른다. 여기에 16.4%는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130~139mmHg이거나 이완기 80~89mmHg)로 집계됐다.

고혈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런 건강기능식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코엔자임Q10, 폴리코사놀 등 여러 성분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혈압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우리나라는 건강기능식품의 법적 관리기준에 따라 '고혈압'등 질병을 직접 언급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식약처가 제공하고 있는 원료 기준에 따라 '높은 혈압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등에 기능성을 확보하고 있는 원료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1. 건강기능식품으로써 '혈압 조절' 기능을 인정받으려면?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여 기원 및 개발 경위, 안전성 자료 및 인체적용시험을 포함한 기능성 자료 등 타당한 과학적 근거를 제출해야 한다. 

혈압과 관련된 내용의 경우에는, 식약처의 '혈압 조절 기능성 평가 가이드'를 통해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해당 가이드는 기능성 입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 설계 및 바이오마커 선정의 핵심 지침이 된다.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원료는 동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바이오마커의 유의적인 개선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식약처는 이 평가 기준을 근거로 하여, 이미 기능성과 안전성이 확보되어 별도의 인정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고시형 원료'와 영업자가 개별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제출하여 심사를 거쳐 인정받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2. 혈압조절 기능성 원료의 종류

고시형/개별인정형 차이는?

건기식 구매를 위해 제품정보를 살펴보다 보면, 고시형 원료 혹은 개별인정형 원료라는 문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고시형 원료는 식약처가 발행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등재된 성분을 말한다. 쉽게 말해, 식약처가 마련한 건기식 목록에 이미 이름을 올리고 있는 원료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여 영업자가 원료의 안전성 및 기능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고, 식약처장의 개별 심사를 거쳐 인정받은 원료를 뜻한다. 

따라서 개별인정형 원료는 해당 원료 자체로 수행된 인체적용시험 데이터를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혈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고시형 원료로는 코엔자임Q10이 있으며, 개별인정형 원료로는 폴리코사놀(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나토균배양분말, 정어리펩타이드, 올리브잎주정추출물 등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높은 혈압 감소' 기능성으로 등재된 고시형 원료는 '코엔자임Q10(Coenzyme Q10, 이하 코큐텐)'이 유일하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다수 존재하나, 이번에는 임상적 유의성과 약국 내 유통 현황을 고려하여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과 나토균배양분말까지 총 세 가지 원료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3. 고시형 원료|  코엔자임큐텐
코엔자임큐텐(Coenzyme Q10, CoQ10, 이하 코큐텐)은 'Ubiquitous(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어원에서 유래한 유비퀴논(Ubiquinone)으로 불리며, 인체의 모든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는 지용성 항산화 물질이다. 

체내에서 티로신(Tyrosine)과 메발로네이트(Mevalonate) 경로를 통해 자체 합성되지만, 합성량은 20대를 정점으로 나이가 듦에 따라 급격히 감소한다.

이 물질은 체내에서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유비퀴논(산화형), 유비퀴놀(환원형), 그리고 중간 대사체인 유비세미퀴논의 세 가지 형태로 끊임없이 상호 전환되며 존재한다. 

미토콘드리아에서 ATP 에너지를 생성할 때는 조효소로서 '유비퀴논(산화형)'이 작용하고, 세포 내에서 활성산소(ROS)를 소거할 때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유비퀴놀(환원형)' 형태로 쓰이며 필요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해외 직구 시장과 SNS 등에서는 유비퀴놀(환원형) 제품이 흡수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의거 산화형인 '유비퀴논'만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 인정되고 있다.

코큐텐이 높은 혈압 감소에 도움을 주는 기전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회복, 미토콘드리아 생체 에너지론, 그리고 신경-호르몬계 조절이라는 세 가지 축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설명된다.

① 혈관 기능: 혈관을 잘 늘어나게 만드는 힘
고혈압에서는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내피세포'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다. 원래 이 세포는 혈관을 넓혀주는 물질(산화질소)을 만들어 혈액이 잘 흐르도록 돕는다.

하지만 고혈압 상태에서는 활성산소가 늘어나 이 기능이 약해진다. 코큐텐은 이런 활성산소를 줄여 내피세포를 보호하고, 혈관이 자연스럽게 이완되도록 돕는다.

② 에너지: 혈관이 풀릴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혈관은 조일 때뿐 아니라 다시 풀릴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혈관 근육 속 칼슘을 밖으로 내보내야 이완되는데, 이 과정에 'ATP'라는 에너지가 쓰인다.

코큐텐은 세포에서 ATP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큐텐이 부족하면 에너지가 부족해 혈관이 잘 풀리지 않고, 결과적으로 혈관이 뻣뻣해질 수 있다. 따라서 보충 시에는 혈관이 부드럽게 이완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③ 호르몬: 체내 수분과 염분 조절에도 영향
고혈압은 혈관 문제뿐 아니라 몸속 수분과 염분 조절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RAAS'라는 호르몬 시스템이 과하게 작동하면 혈압이 올라간다.

코큐텐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이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데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나트륨과 수분이 몸에 쌓이는 것을 줄여 혈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사람 대상 연구보다 동물 실험에서 주로 확인된 내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코큐텐을 섭취하면서 가장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할 약물은 '와파린(Warfarin)'이다. 코큐텐의 화학적 구조는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비타민K2(Menaquinone)와 유사한 벤조퀴논(Benzoquinone) 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유사성으로 인해 코큐텐이 와파린의 항응고 작용을 경쟁적으로 저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사례 보고들의 결과가 100% 일치하진 않으나, 안전성을 위해 코큐텐의 섭취 시 주의사항에는 해당 내용이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약국 임상 현장에서는 와파린 복용 환자일 경우 고객과 약사의 관계성을 고려해 활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4. 개별인정|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폴리코사놀(Policosanol)은 사탕수수의 잎과 줄기 표면에 있는 왁스 층에서 특수 공법으로 추출·정제한 8가지 고분자 지방족 알코올의 혼합물이다. 

이 원료의 역사는 1990년대 초반, '카리브해의 진주'라 불리는 쿠바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미국의 경제 봉쇄로 의약품 수급이 어려웠던 쿠바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해 자국의 풍부한 자원인 사탕수수를 활용한 천연 치료제 개발에 국력을 집중했는데, 그 결실이 바로 폴리코사놀이다. 

2006년 식약처로부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처음 인정받으며 시장에 도입되었고, 이후 십수 년간 축적된 한국인 대상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토대로 2019년에는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추가로 획득했다. 

이는 단일 원료가 고지혈증과 고혈압이라는 두 가지 상호 연관된 대사 질환을 동시에 케어할 수 있음을 인정받은 사례이기도 하다.

폴리코사놀이 혈압을 조절하는 기전은 크게 지질 대사 개선을 통한 내피세포 보호와 알도스테론 조절로 설명된다.

① 콜레스테롤 관리: 좋은 콜레스테롤 '기능'을 높인다
폴리코사놀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절해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HDL 수치를 높이는 것을 넘어, 'HDL의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폴리코사놀을 섭취하면 HDL 입자가 더 크고 안정적인 형태로 바뀌고,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당화도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이렇게 기능이 좋아진 HDL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간으로 보내는 역할을 더 잘 수행하게 된다.

또 혈관을 보호하고, 혈관을 넓히는 물질(산화질소) 생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② 작용 방식: 약과는 다른 '조절형 기전'
홍국이나 스타틴 계열 약물이 특정 효소를 직접 막는 방식이라면, 폴리코사놀은 효소의 생성과 분해 과정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스타틴에서 문제되는 근육통 등의 이상반응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언급된다.

③ 호르몬: 체액 조절에도 일부 영향 가능성
폴리코사놀은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 시스템(RAAS)에도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체내 수분과 나트륨을 늘리는 알도스테론 분비를 줄이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주로 혈압 변화만 확인된 경우가 많아, 이러한 호르몬 조절 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근거 수준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폴리코사놀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항혈소판제나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병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이나 치과 시술(발치 등)을 앞둔 환자에게는 섭취를 잠시 중단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안전하며,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섭취 시 주의사항이 제품에 표시된다.

* 해당 기사는 약사공론 학술 세션인 대한약사저널 학술 기고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위한 건강 정보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