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은 어떻게 기만을 감추는 도구 됐나 [이지은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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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공동체의 핵심 가치로 '협력'과 '연대' '신뢰' 등을 꼽는다.
"우리가 진정 다정한 존재라면 기만과 착취는 왜 사라지지 않는가." "인류는 어떻게 '협력'이라는 거짓말로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왔는가." 이 책은 우리가 믿어온 인간 본성의 익숙한 통념을 뒤바꾸며, '인간이 얼마나 다정한 존재인가'를 묻는 도덕적 과시를 멈추고, 이타심과 이기심이 혼재된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을 이해해야 할 때임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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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연대 생존 전략에 그쳐
사회 내 착취, 기만 없애려면
인간 본성 그대로 직시해야
![배려와 다정함은 실은 정교하고 은밀한 생존 전략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thescoop1/20260416053044531bwhf.jpg)
하지만 이 믿음에 사회과학자 조너선 R. 굿먼은 "과연 인간이 협력하는 이유가 이타심 때문일까?"라는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저서 「다정함의 배신」에서 협력과 이타심으로 보이는 다정함이 실은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인간의 정교한 생존 기술이자 은밀한 전략이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인간의 진화·제도·공동체에서의 상호작용 등을 분석해 인간 행동을 '선하거나 악하거나' '협력적이거나 경쟁적이거나' '이타적이거나 이기적이거나' 같은 이분법적 틀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꼬집는다.
"오늘날 다정함은 착취와 기만을 감추는 도구가 됐고, 연대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도구가 되고 있다"며, 협력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도 사회 구조적 불평등이 계속되는 모순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진정한 연대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한다.
저자는 "우리는 공동체의 중심으로 '협력' '연대' '신뢰'를 강조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기만과 착취, 책임 전가, 무임승차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는 맹목적 낙관주의와 '인간은 선한 존재'라는 호소가 결코 거대 난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단 사실을 방증하는 거라고 꼬집는다.
다시 말해 인간의 이타적·이기적인 본능이 위선을 만들고 사회 시스템의 보이지 않는 기만과 착취를 만들어내며, 그로 인해 '무임승차자'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선천적으로 협력적인 존재라고만 믿는다면 착취와 기만을 계속 묵과하는 것"이라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만·착취·무임승차·책임 전가 등의 행위를 고발하고 타인을 착취할 경우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시스템 조정 방안을 제시한다.

"우리가 진정 다정한 존재라면 기만과 착취는 왜 사라지지 않는가." "인류는 어떻게 '협력'이라는 거짓말로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왔는가." 이 책은 우리가 믿어온 인간 본성의 익숙한 통념을 뒤바꾸며, '인간이 얼마나 다정한 존재인가'를 묻는 도덕적 과시를 멈추고, 이타심과 이기심이 혼재된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을 이해해야 할 때임을 일러준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인간 본성의 실체를 직시할 때 비로소 신뢰와 연대의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이타적이고 선한 존재여서 지금까지 협력해 온 것이 아니라, 수만 년간 환경에 적응하며 협력과 경쟁이라는 도구를 상황에 맞춰 선택해 온 것"이라며, '진정한 협력'을 위해선 인간 본성의 민낯을 마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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