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기 무마’ 청탁 받은 경찰, 수사팀장 끌어들여… 룸살롱·금품 수수
다른 팀의 수사 정보 유출하기도
유명 인플루언서 A씨가 관련된 사기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찰관들이 A씨 남편 B씨에게서 금품을 수수하고 룸살롱 접대를 받은 정황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신동환)가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검찰이 수사 중인 경찰관들은 B씨의 청탁을 받고 A씨 사건을 불송치 종결 처리하는 데 관여하고 수사 정보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은 2024년 7월 건강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들이 A씨를 사기·가맹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당시 이 프랜차이즈 업체 모델로 활동했는데, 가맹점주들은 A씨가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고소 사건은 강남서 수사1·2과에 배당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A씨 남편인 사업가 B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C 경정을 통해 사건을 무마할 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인사 파트 출신으로 경찰 내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C 경정은 강남서 수사1과 팀장으로 근무하던 D 경감에게 B씨의 청탁을 전달했다. B씨와 D 경감은 모르는 사이였지만 C 경정을 고리로 연결됐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이후 사기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A씨 신분은 참고인으로 바뀌었고 강남서 수사1과는 2024년 12월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에 사건을 넘기지 않고 자체 종결한 것이다. 검찰은 B씨가 D 경감이 주도한 수사 진행 상황을 C 경정을 통해 전달받은 혐의도 조사 중이라고 한다.
강남서가 A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B씨는 C 경정과 D 경감을 룸살롱에서 만나 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씨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D 경감에게는 금품이 건너간 정황을 수사 중이다. B씨는 경찰관들을 한 번 접대할 때 많게는 수백만원씩 썼다고 한다.
B씨는 수사1과 팀장인 D 경감을 통해 수사2과에 남아 있던 A씨의 다른 사건도 무마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D 경감이 수사2과의 A씨 사건 관련 영장 신청 내역 등 수사 정보를 빼내 B씨에게 넘긴 혐의도 수사 중이다. 결국 강남서 수사2과도 지난해 10월 A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중지’ 결정을,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서울남부지검은 B씨의 주가 조작 혐의를 조사하다가 강남서 수사 무마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D 경감과 C 경정을 각각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B씨가 경찰관들과 연락한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경찰관에게 뇌물 수수와 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말 수사 무마 의혹이 언론에 불거지기 직전, 강남서는 중지했던 A씨 사기 사건 수사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서는 최근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를 소환한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A씨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서 관계자는 “(A씨) 관련 수사가 완전히 종결된 것이 아니다”며 “검찰이 (D 경감 관련) 압수 수색을 하기 전에 수사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D 경감을 직위해제하고, C 경정에 대해서는 감찰을 진행 중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불송치를 통해 수사 종결권을 사실상 독점하며 사건 암장 등 부작용이 생겼는데, 이번 사건이 그런 사례인지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 후 경찰 수사권을 견제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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