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선 뜨자 울산 취업시장 변동
전기·중장비·車 정비 등
기존 인기 기술강좌 시들
전문기술 선호도 높아지며
대졸 기술교육생 증가세

#30대 A씨는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교 울산캠퍼스(울산폴리텍대학)에 입학했다. 7년 전 지방 4년제 대학교 인문계열을 졸업했지만 결국 취업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취득한 6개의 국가기술자격증을 활용해 올해부터 취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20대 B씨는 부모님의 권유로 대학 대신 직업전문학교를 선택했다. 빠르게 급변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4년이라는 시간은 자칫 뒤처지는 기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의 확산과 조선업 호황이 맞물리며 울산 지역의 취업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취업난 속 취업 직업훈련기관 사이에서 양극화 현상이 부각되고 있으며, 울산폴리텍대학에는 U턴 학생이 몰리고 있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지역 직업전문학교들 사이에서 최근 수강생들의 극명한 선호도 차이를 겪고 있다.
과거 울산 산업의 근간이었던 기계, 전기, 중장비, 용접 강좌는 매년 수강생이 감소하며 강좌 수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전기차 대중화로 인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정비 강좌 역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매년 수강생이 줄어 강좌를 축소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과거에는 20대 수강생들이 꽤 있었지만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반면 조선업 호황과 AI 기술의 접목으로 주가가 높아진 '설계' 분야는 연일 조기 마감되고 있다. 조선 및 플랜트 설계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 영역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청년층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손주용 울산기술직업전문학교 취업팀장은 "설계는 모든 산업 분야에 범용성이 넓어 최근 4년제 문과 졸업생이나 사무직 퇴사자들까지 가세하며 인기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적인 기술 습득을 위해 일반 대학 졸업 후 다시 기술 교육 기관을 찾는 'U턴 입학생'의 증가세도 주목할 만하다. 울산폴리텍대학교에 따르면 U턴 학생 비율은 2023년 34.5%, 2024년 36.8%, 2025년 37.2%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하반기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고용노동부가 국가기술자격 응시자격 개편에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날 기술사·기능장 시험 응시에 필요한 경력 요건을 현재보다 2~4년씩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층 진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기능장은 현장의 최고 전문가, 기술사는 해당 분야 최고 권위자로 분류되는 전문 자격으로 시험 응시에 필요한 경력 요건이 현재는 9년 이상이다.
기능장의 경우 기존 9년 이상 요구되던 경력은 7년 이상으로, 기능사 취득 이후 7년 이상 경력은 5년 이상 등으로 조정한다. 아울러 기술훈련이수 후 경력 8년 역시 4년 이하로 줄인다.
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다음 달 26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