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아앙~ 시속 250㎞ 스포츠카 뜨자, 인제 산골에 19만명 몰렸다

양승수 기자 2026. 4. 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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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해법 된 스포츠]
<5·끝> 사람 모으는 이색 스포츠
지난해 6월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강원 국제 모터페스타’ 야간 레이스에서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 경주용 차량이 출발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만 서킷에 1만658명이 들어찼고, 지난해 인제스피디움 총 이용객은 18만8453명에 달했다. /인제군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은 군가(軍歌) 속 ‘높은 산 깊은 골’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지역이다. 험준한 산자락 사이에 자리 잡은 ‘인제스피디움’에서 경주용 자동차 배기음이 우렁차게 울리면 인제군 일대가 인파로 북적거린다. 2013년 개장한 인제스피디움은 길이 3.9㎞에 달하는 자동차 경주장(서킷)과 호텔·콘도를 갖춘 모터스포츠 복합 시설이다. 이곳에선 국내외 프로 자동차 경주 대회를 비롯해 자동차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연중 진행된다. 지난해에만 인제스피디움을 찾은 이용객은 약 19만명. 인제군 전체 인구(3만760명)의 6배가 넘는다. 인제군은 모터스포츠라는 이색 스포츠를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관광 인프라로 발전시켜 외부 방문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자동차 경주를 관광 자원 삼은 인제

인제스피디움은 F1(포뮬러원) 대회를 치렀던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함께 국내에 손꼽히는 국제 공인 자동차 경주장이다. ‘오네 슈퍼레이스’ 같은 프로 레이서들의 경주가 열릴 때면 관람석에서 시속 250㎞ 안팎의 스피드를 즐길 수 있고, 일반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일반인들이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자신의 자동차를 몰고 서킷을 내달리는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다. 인제스피디움 관계자는 “초창기엔 방문객 대부분이 모터스포츠 동호인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일반 관광객으로 방문객 층이 넓어졌다”며 “주변 숙박시설이나 식당·관광지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제스피디움 이용객은 2021년 14만263명에서 지난해 18만8453명으로 늘었다.

그래픽=양인성

인제군은 민간이 소유한 인제 스피디움과 손잡고 모터스포츠를 지역 대표 관광 자산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제군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인제스피디움 운영 활성화’ 명목으로 16억2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또한 2029년까지 국비 60억원 등 총사업비 120억원을 들여 인제스피디움을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 상품도 개발 중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외부 방문객을 늘리려고 노력 중인데, 모터스포츠가 가장 효과가 좋다”면서 “다른 지역에 없는 자동차 경주장이란 인프라를 갖춘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플래그풋볼’ 중·고교 팀까지 만든 군위

모터스포츠보다 더 생소한 ‘틈새 종목’을 발굴해 지역 활성화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대구광역시 군위군은 플래그풋볼(Flag Football)을 지역 특화 종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플래그풋볼은 일종의 간이 미식축구로, 작은 경기장에서 태클을 없애고, 상대 선수 허리춤의 깃발(플래그)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공격과 수비를 진행한다. 2028 LA 올림픽 정식 종목이기도 하다.

군위에는 2005년부터 사회인 미식축구팀 군위 피닉스(현 대구 피닉스)가 있었고, 2020년 개장한 군위종합운동장도 미식축구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군위군은 이를 바탕으로 학생이나 일반인이 미식축구보다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플래그풋볼을 특성화 종목으로 선택했다. 군위군은 작년 12월 군위중·고 플래그풋볼팀 창단식을 열었고, 미국 NFL(미 프로풋볼) 명문 LA 램스의 코치를 초청해 기술 클리닉도 열었다. 군위에서 열린 한·일 교류전엔 1000명 가까운 인원이 몰렸다.

전북 군산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스포츠 클라이밍 센터를 운영하며 체류형 스포츠 관광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작년에만 약 3800명이 클라이밍 센터를 방문했다. 경남 진주시는 2024년 상설 경기장을 열고 ‘롤(LoL)’로 대표되는 e스포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청년 인재 유출을 막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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