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5월 제주행 항공·여객선 할증료 폭탄

정승우 기자 2026. 4.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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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할증 3만4100원…역대 최고
4인 가족 기준 왕복 시 27만원 부담
여객선 비용도↑…할인 혜택도 중단
"국제유가 불안에 하반기 지속 전망"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제주공항. 연합뉴스

오는 5월 가정의 달 성수기를 앞두고, 비싼 국제선 요금을 피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린 지역 여행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공항을 이용하는 하늘길은 물론, 목포·여수·진도 등을 통해 제주로 향하는 바닷길 요금마저 역대 최고 수준의 유류할증료가 붙어서다. 해외여행의 대안으로 꼽히던 제주도 여행조차 비용 부담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의 오는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3만41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이달 적용됐던 7700원에서 무려 4배 가량 급등한 수치로, 지난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당장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4인 가족이 광주공항 등을 이용해 제주를 왕복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존 약 7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유류할증료 부담은 단숨에 27만원 이상으로 훌쩍 뛰게 된다. 항공권 순수 운임에 맞먹는 막대한 비용이 오로지 유류할증료 명목으로 추가 청구되는 셈이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2025년 5월 비수기 기준 광주발 제주행 항공권 가격이 편도 3~4만원대, 성수기에는 10만원대 초반에 형성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할증료 인상으로 인해 비용이 더 오를 전망이다.

제주를 잇는 연안 여객선 상황도 하늘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목포와 제주 간 여객선을 운영하는 씨월드훼리의 유류할증료는 이달 1800원에서 5월 기준 5500원으로 약 3배 인상된다. 선박 연료로 사용되는 저유황 경유(MGO)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할증률이 18%까지 치솟은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체감 비용을 낮춰주던 할인 제도마저 자취를 감췄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지속적인 유가 상승의 여파로, 기존 온라인 예약 고객에게 제공되던 여객 및 승용차량 운임 할인 혜택이 이달부터 전면 중단되면서 바닷길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

역대급 비용 인상이 예고되자, 당장 다음 달 성수기를 앞둔 여행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6일 발표가 예정된 국제선 유류할증료 역시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근접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여행객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실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여행 카페 등에서는 "당분간 제주 여행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계획하겠다"는 등 예약 취소를 고민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제주 여행을 계획했던 직장인 이모(38)씨는 "국제선 할증료가 너무 높아 해외여행은 아예 생각도 못 하고 아이들과 제주에 가려 했는데, 막상 항공권을 알아보니 유류할증료만으로 1박 숙박비가 날아갈 수준이라 무척 놀랐다"며 "예상치 못한 지출에 여행 계획을 취소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 고모(32)씨 역시 "비행기뿐만 아니라 여객선 할증료까지 줄줄이 오르는데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걱정"이라며 "국내 여행 한 번 가려는데 도대체 추가 비용 부담이 얼마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이제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는 여행은 꿈도 못 꾸겠다"고 허탈해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비용 폭탄' 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의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최근 유가 상승의 주원인인 중동 정세 불안 등 거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장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요금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고비용 흐름과 여행 심리 위축이 올 하반기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