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약수터 바가지를 모두 ‘빠직’…검찰이 밝혀낸 방화범의 계획
[앵커]
지난달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일대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었습니다.
현장에서 40대 남성이 방화 혐의로 붙잡혔는데, 끝까지 범행을 부인해 왔는데요.
그런데 본인이 약수터에서 물바가지를 깨는 CCTV 영상에 범행 일부를 인정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김영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산길 초입에 있는 약수터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그러더니 약수터에 있던 물바가지를 내리쳐 깨뜨립니다.
약수터에 있던 바가지 세 개를 모두 깨뜨린 남성, 다시 주변을 살피며 산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날 불과 30분 사이 약수터가 있던 팔달산 7곳에서 잇따라 산불이 났습니다.
자칫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이 잿더미가 될 뻔했습니다.
화면 속 남성은 42살 김 모 씨.
김 씨는 부싯돌 라이터 2개를 갖고 있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약숫물을 뜨러 산에 갔을 뿐" "불이 난 근처에 간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김 씨가 약수터에서 물바가지를 깨는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이 이 영상을 제시하자 김 씨는 그제야 혐의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누군가 약수로 불을 끌까 봐 바가지를 깨부순 거였습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방화지점 사이, 김 씨가 급히 걷는 CCTV도 나왔습니다.
김 씨가 사라진 자리엔, 곧이어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검찰은 CCTV를 통해 이동 경로와 발화지점이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김 씨 옷과 몸에서 재와 그을음도 검출했습니다.
결국 김 씨는 불을 지른 혐의와 함께 바가지를 부순 재물손괴 혐의까지 더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해 영남 대형산불 이후 방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뒤 경남 함양에서 대형 산불을 낸 이른바 '봉대산 불다람쥐' 김 모 씨와 함께 구속기소 된 첫 사례입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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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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